국민건강보험공단 종로지사 모습. 24.1.29 /사진=한경 이솔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종로지사 모습. 24.1.29 /사진=한경 이솔 기자
산업재해를 입고도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받은 사례가 최근 5년간 23만 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손실도 수백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산재를 은폐하거나 미신고해 건강보험으로 진료를 받다가 적발된 건수는 총 23만 6512건에 달했다. 이에 따른 부당 적발금액은 328억 원에 이른다.

실제로 40대 A씨가 상차 작업 중 추락해 입은 부상을 산재로 신고하지 않고 건강보험을 적용해 한 달간 3000만 원 넘게 진료를 받다가 적발돼 전액 환수 조치됐다.

연도별 적발 건수는 ▲2020년 2만 9734건 ▲2022년 5만 1800건 ▲2024년 4만 8020건으로 4년 새 61.5%나 증가했다. 적발 금액도 같은 기간 45억 원에서 61억 원으로 34.8% 상승했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산재 은폐 관련 연구를 2018년 이후 5년간 진행하지 않다가 올해 4월이 돼서야 다시 연구를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공단의 연구에 따르면 산재 은폐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에서 누수되는 금액은 연간 최소 277억 원에서 최대 3218억 원으로 올해 적발 금액의 최대 52.7배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김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은 산업재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지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매년 4만~5만 건씩 산재가 은폐되고 있다”며 “정부는 사실상 자료 연계를 통한 사후 적발 외엔 별다른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산재와 건강보험을 진료 단계에서 즉시 구분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며 “산재 은폐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실질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