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처 제한하면 내수 활성화 효과 떨어져
행정비용 등 고려해 제도 효율화·정교화에 힘 써야

마은성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마은성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소비쿠폰의 지급률이 97%를 넘어섰다. 실제 사용률도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민들이 제도를 비교적 적극적으로 활용했음을 보여준다. 소비쿠폰은 경기 부양책 가운데 눈에 띄는 수단이다. 현금 지원이 저축이나 부채 상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과 달리 소비쿠폰은 이름 그대로 지출을 유도한다. 이 때문에 “소비를 직접 촉진한다”는 점에서 다른 지원 수단과는 차별화되며 침체한 내수를 활성화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경기 침체 국면에서 소비를 직접 자극해 서비스업과 소상공인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는 단순한 지급 실적과 집행률을 넘어 실질적 효과와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 소비쿠폰에 지나치게 많은 목적을 담으려는 시도가 대표적인 문제점이다. 자영업자 지원, 소상공인 보호, 지역경제 활성화, 복지 기능까지 한꺼번에 담다 보면 정작 소비 진작이라는 본래 목표는 흐려진다. 특정 지역이나 업종으로 사용을 제한하면 소비자는 불편을 겪고 국민 전체가 체감할 수 있는 효과는 떨어진다. 특정 업종을 위한 산업 및 복지 정책, 특정 지역을 위한 지역 정책은 별도로 설계되어야 하며 소비쿠폰은 어디까지나 소비자 중심의 ‘소비 촉진 정책’이 되어야 한다.

소비쿠폰이 특정 업종, 지역에 제한되면 파급효과의 제약도 크다. 소비쿠폰의 효과는 결국 사용률을 얼마나 신속히 끌어올려 고용과 소득으로 이어지고 다시 소비를 자극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그러나 쿠폰 사용 대상이 제한되면 소비 진작의 속도가 늦어져 정책의 적기를 놓칠 위험이 크다.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의 경우 매출이 일시적으로 늘더라도 단기간에 인력을 추가 채용하기 어려워 고용 확대 효과가 제한적이다. 소득이 일부 증가하더라도 고용 창출이 수반되지 않으면 추가적인 소득 상승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따라서 소규모 자영업자에 집중된 방식으로는 경제적 파급의 선순환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기 힘들다. 재정정책의 단기적 효과의 핵심은 단순한 소비 유발에 그치지 않고, 소득 증대와 한계소비성향의 제고에 있다. 소비쿠폰 또한 단순한 매출 보조 수단을 넘어 거시경제 전반에서 소득–소비 선순환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행정비용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소비쿠폰은 설계와 집행 과정에서 별도의 시스템 구축, 사용처 관리, 정산 절차 등이 수반되기에 실질적인 행정비용이 상당히 발생한다. 이로 인해 동일한 재원을 투입하더라도 현금성 지원보다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정책 효과를 평가할 때는 단순한 집행 실적이 아니라 행정비용을 포함한 순효과를 기준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대안적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세액공제(Tax Credit) 제도를 통해 납세자와 부양가족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이 방식은 이미 구축된 세금 납부 기록과 계좌 체계를 기반으로 집행되므로 행정비용이 적고 집행 편의성도 크다. 동시에 납세자를 존중하고 조세제도의 정당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국민에게 보다 공정하게 다가갈 수 있다. 장기적으로 우리 역시 납세자 중심의 소비 진작 제도를 적극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소비쿠폰 정책은 효율성 제고와 제도적 정교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래야만 재정 투입이 소득과 소비의 선순환으로 이어져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는 실질적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은성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