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 ‘변호사들의 변호사’ 설문에서는 고 변호사에 대해 “쟁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설득력 있는 창의적 변론을 제시한다”, “고려아연 사건에서 보여준 전략 수립과 집요함, 뚝심은 변호사로서 본받고 싶다” 등 전문성과 전략적 역량을 높이 평가하는 의견이 이어졌다.
그는 “변호사는 치열하게 검토하고 분석하는 ‘열정’을 가져야 하지만 동시에 한 발짝 물러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냉정’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앤장을 떠난 후에도 많은 동료 변호사의 인정을 받았다.
“많은 동료 변호사들이 그렇게 생각해 주신 이유는 결국 좋은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만 그 좋은 ‘결과’라는 것이 개별 ‘사건’에서의 승리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종국적으로 최선의 결과에 이르기 위해서 어떤 사건들을 어떻게 배치할지, 개별 사건에서 어떤 전략으로 대응할지, 개별 사건의 승패에 따라 그 순서와 전략을 어떻게 변경해 나갈지를 끊임없이 검토하고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만의 업무 철학은 무엇인가.
“변호사는 고객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결정’을 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치열하게 검토하고 분석하는 ‘열정’을 가져야 하지만 동시에 한 발짝 물러서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차가운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
-기억에 남는 사건은.
“30년 이상 회사 지배구조, 구조조정 및 M&A 업무를 했다. 그중에서도 관련 기업들에 ‘자문’을 제공하는 업무를 주로 했다. 가장 어려웠고 기억에 남는 것은 한진칼, 현대차, KT&G, 하이브, 고려아연 등의 상사(신주발행, 의결권행사, 의안 상정, 자사주공개매수, 정관 변경 등 관련) 가처분 사건들이다. 아직 종결되지 않은 건들이 다수 있어 상세히 설명드리지 못하는 것을 양해해주기를 바란다.”
-복잡한 사건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결정적 한수’가 있나.
“복잡한 사건은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다양한 쟁점을 각기 다른 각도에서 분석하고 대처해야 하는 것이어서 ‘결정적 한 수’를 꼽기는 힘들다. 다만 비슷해 보이는 것을 차별화 할 수 있는 능력, 달리 보이는 것에서 관통하는 원칙을 추출해 내는 능력, 이를 (소송이라면) 재판부의 눈높이에 맞춰서 전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후배 변호사에게 조언한다면.
“스티브 잡스의 말을 전하고 싶다. 가슴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를 가져라. 그것들은 당신이 진정으로 무엇이 되고 싶은지 이미 알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변호사의 역할도 변하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큰 위협을 받는 직업 중 하나가 변호사라고 생각한다. 문제되는 사안과 관련된 판례, 학설을 잘 찾는 변호사, 요약을 잘하는 변호사, 이를 기초로 서면 작성을 잘하는 변호사가 경쟁력을 갖춘 시대는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고 본다. 그나마 ‘생각하는 변호사’가 비교적 오랫동안 경쟁력을 유지하지 않을까.”
한경비즈니스는 국내 7대 로펌 소속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특별 설문을 진행했다. ▲법정에서 상대로 만나기 싫거나 ▲자문 사건에서 상대 대리인으로 만나기 꺼려지는 변호사 혹은 ▲‘내 사건을 맡기고 싶은’ 경쟁 로펌 변호사를 직접 꼽아 달라고 물었다. 7대 로펌에 재직 중인 최정예 전문가 군단이 인정한 ‘변호사들의 변호사’다. 설문은 총 240명의 유효 응답(김앤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태평양, 법무법인 광장, 법무법인 율촌, 법무법인 세종, 법무법인 화우, 법무법인 지평 소속 변호사)을 받았다. 이름과 소속이 불명확하거나 응답자와 같은 로펌에 재직 중인 변호사를 꼽은 답변은 제외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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