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 2021년부터 지역 상생 제품 출시
‘한국의 맛(Taste of Korea)’ 프로젝트 전개

보성, 진도 등 5개 지역과 협업
한국의 맛 메뉴 전체 판매량 2400만개 돌파

'한국의 맛' 유행템 만든 맥도날드…생소한 지역 힙하게 만드는 기업의 힘
경상남도 창녕군, 전라남도 순천시, 전라북도 익산시, 충청북도 영동군….

지명은 들어봤지만 정작 가본 사람은 많지 않은 지역이다. 그런 동네에서 ‘유행템’(인기를 끄는 제품)이 탄생했다. 햄버거, 쉐이크, 탄산음료 등이다. 인구 수 4만~30만 명의 작은 도시지만 이제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힙한 곳이 됐다.

생소한 지역이 트렌디한 F&B(식음료)의 원산지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한국맥도날드(맥도날드)가 5년째 진행하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의 성과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메뉴는 유튜브,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휩쓸며 하나의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맥도날드의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은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최근 4년간 약 617억원에 달하는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벌써 4번째 재출시…유명해진 ‘인구 5만 동네’“올해 창녕 갈릭 버거 언제 나오나요ㅠㅠ 기다리고 있어요ㅠ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21년부터 매년 주기적으로 올라오는 글이 있다. 맥도날드가 창녕 갈릭 버거를 언제쯤 출시하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창녕 갈릭 버거는 2021년 8월 처음 선보인 한정 판매 제품으로 인기가 많아지자 맥도날드에서 해마다(2024년 제외) 재출시하고 있다. ‘창녕 버거를 먹는 사람들은 창녕 버거만 먹는다’라는 밈이 생길 정도로 충성도가 높은 메뉴이기도 하다.

2021년 맥도날드는 ‘한국의 맛(Taste of Korea)’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창녕 갈릭 버거는 이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이다. 마늘 수급을 창녕군에 의뢰했고 농협창녕군연합사업단에서 마늘 납품을 결정해 프로젝트가 성사됐다.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다. 고객에게 더욱 신선하고 맛있는 메뉴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면서다. 어떻게 하면 식재료의 품질을 높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농가와의 상생’으로 이어졌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3년간 누적 판매량 약 537만 개에 달한다. 올해 수치는 판매가 끝나지 않아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흥행이 증명되자 맥도날드는 매년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원재료 수급이 원활한지, 협업 가능성이 높은지 등을 따져 지역을 선정한다. 특정 원재료로 유명한 곳이 아닌 곳도 선택지에 포함시킨다. 브랜딩 효과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다.

최근까지 맥도날드는 5개 지역과 협업했다. 2022년에는 전남 보성군과 ‘보성녹돈 버거’를, 2023년에는 전남 진도군과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를 내놨다. 또 경남 진주시(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 2024년), 전북 익산시(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버거, 2025년) 등과도 협업했다. 사이드 메뉴 ‘허니버터 인절미 후라이’, 음료 메뉴 ‘제주 한라봉 칠러’, ‘나주배 칠러’, ‘7곡 쉐이크’ 등 다양한 ‘한국의 맛’ 메뉴 역시 인기다.

메뉴별 판매량은 △보성녹돈 버거 119만 개(2022년)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 486만 개(2023년부터 2년 연속 출시)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 166만 개(2024년)로 집계됐다. 올해 7월 출시된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버거’는 출시 9일 만에 100만 개 판매를 돌파한데 이어 지난 한 달간 240만 개가 팔렸다.

지난 4년간 ‘한국의 맛’ 메뉴의 전체 판매량은 누적 2400만 개를 돌파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올해도 분위기가 좋다”며 “이번 판매까지 합산할 경우 누적 2700만~2800만 개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올해 새로 나온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버거’는 “치즈가 길게 늘어난다”는 커뮤니티 후기가 인기를 얻으면서 치즈를 얼마나 길게 늘릴 수 있는지 인증하는 게 하나의 유행이 됐다. 한 X(옛 트위터) 사용자가 “맥도날드 신상 익산 버거 후기”라며 “치즈가 무슨 익산까지 늘어날 듯”이라는 글을 남겼다. 함께 올린 사진에는 손부터 어깨까지 끊기지 않고 늘어난 버거 속 치즈가 등장한다. 이 사진이 인기를 얻자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들은 똑같은 포즈를 따라하는 ‘인증글’을 올렸다.

가수 겸 배우 정용화는 ‘창녕 버거’를 좋아한다고 공개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과거 창녕 버거의 홍보 포스터와 함께 ‘돌아왔다’라는 문구를 적은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게재하고 팬들과의 소통앱을 통해 “창녕 갈릭버거를 먹었는데 진짜 맛있다” 등의 소감을 남겼다.
그래픽=송영 디자이너
그래픽=송영 디자이너
‘한국의 맛’ 경제적 가치는 617억원한국의 맛 프로젝트는 단순히 ‘맛있는 메뉴’를 출시한다는 개념을 넘어서고 있다. 맥도날드는 국내 지역 특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대량의 농산물 수매를 통해 지역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윈윈 모델이다.

창녕군 창녕마늘연구회는 지역 이미지를 제고한 맥도날드에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맥도날드는 창녕군과 함께 ‘창녕 갈릭버거 마스코트 그리기 대회’를 진행하며 창녕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임팩트 측정 전문 업체 ‘트리플라잇(Triplelight)’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한국의 맛(Taste of Korea)’ 프로젝트로 지난 4년간 약 617억원에 달하는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했다. 분석 기간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로 메뉴별 판매량과 식재료 매입 규모, 각종 통계자료, 언론 및 소셜미디어 노출 빈도, 관계자 인터뷰 등 다방면의 정량·정성 데이터가 종합적으로 활용됐다.

화폐 가치의 구성은 지역사회와 농가의 편익 증진 및 비용 절감 등을 아우르며 크게 △지역 브랜드 가치 향상 △농가 실질 소득 증가 △농산물 폐기 비용 절감 등 세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인 지역 브랜드 가치 향상 항목은 약 567억원으로 프로젝트를 통해 해당 지역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향상된 정도를 측정한 후 이를 화폐 가치로 환산한 결과다.

농가 실질 소득 증가는 약 44억9000만원으로 원재료 구매를 통한 직접적 수익 창출 효과가 반영됐다. 농산물 폐기 비용 절감 효과는 약 4억6000만원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창녕(갈릭버거) 약 443억원 △보성(녹돈버거) 약 17억1000만원 △진도(대파 크림크로켓 버거) 약 91억7000만원 △진주(고추 크림치즈 버거) 약 63억8000만원 등이다.

이 같은 성과는 한국맥도날드가 각 지역 농가와 협업해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고 고객들에게 맛있는 메뉴로 제공해 온 노력의 결과다. 실제 한국맥도날드가 지난 4년간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통해 수급한 국내산 식재료는 △창녕 마늘 169.8톤 △보성 녹돈 137톤 △진도 대파 142.4톤 △진주 고추 10톤으로 총 459.2톤에 달한다. 음료 메뉴까지 합할 경우 800톤에 이른다.

또한 한국맥도날드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 외에도 양상추, 계란, 닭고기 등 버거 주요 재료를 국내산으로 사용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2024년 기준 연간 1만4000톤이 넘는 양의 국내산 식재료를 수급하며 지역 농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올해 선보인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버거’와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머핀’ 2종으로 익산시에서 약 200톤의 고구마를 수매하며 프로젝트 사상 최대 물량 수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이번 임팩트 측정 결과를 통해 한국의 맛 프로젝트가 실제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어 매우 뜻깊게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 농가와의 긴밀한 협업으로 상생의 가치를 지키고 고객분들께 맛있는 메뉴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