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조 vs 36조…기후재원 격차 심각
녹색국채·탄소세로 트릴레마 해소 모색
민간투자·세제개편 동반돼야 실현

[한경ESG] 이슈
허경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아태재정협력센터장. 사진=녹색전환연구소
허경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아태재정협력센터장. 사진=녹색전환연구소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며, 채권 발행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국회 세미나에서 제기됐다. 기후재정포럼과 여야 국회의원들은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재정,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발전 부문 유상할당 확대, 탄소세 전환, 녹색국채 발행 등 다양한 기후재원 조달 방안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매년 최대 250조원의 재원이 필요하지만,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마련할 수 있는 기후재원은 약 36조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세원 축소까지 겹쳐 기존 세수만으로는 기후재정 목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녹색국채, 기후재정 트릴레마 완화할 해법”

허경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센터장은 “탄소중립 목표, 재정 안정, 정치적 수용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렵다”며 이를 ‘기후재정 트릴레마’라고 표현했다. 그는 “녹색국채는 단기적으로 이 딜레마를 완화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이 10년간 20조 엔(188조원) 규모의 GX(녹색 전환) 경제 이행채권을 발행하고, 중국도 올해 첫 녹색국채를 통해 전기차 충전시설 등에 투자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배진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녹색국채도 결국 국채이기 때문에 정부 차입 한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탄소세나 배출권 유상할당 확대 같은 직접적 탄소가격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형식 한국환경연구원 부연구위원 역시 “국가재정만으로는 탄소중립 비용을 감당할 수 없고, 민간투자와 국민 부담을 포함한 종합적 기후재정 계획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미나에서는 정책금융기관과 민간금융이 협력해 해상풍력단지, 에너지고속도로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를 위해 임규빈 민주연구원 연구위원은 “스코프3 배출량 공시 의무화를 통해 ESG 금융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승균 한경ESG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