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성과 우수할수록 안정성↑
코스피·비ESG 펀드보다 수익률 앞서
윤리 논란 산업 편입 비중도 낮아

[한경ESG] 이슈
ESG 펀드, 상반기 순자산 37% 급증…수익률 ‘코스피’ 앞서
국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순자산 규모가 불과 6개월 만에 3조원 이상 늘어나며 시장 존재감을 키웠고, 펀드 수익률 역시 코스피를 앞질렀다.

서스틴베스트가 25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ESG 펀드 시장 리뷰’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ESG 펀드 순자산은 지난해 말 6조8539억원에서 37% 증가한 9조3838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에만 1조9161억원이 순유입되며 시장 성장세를 이끌었다. 특히 국내 채권형 ESG 펀드에 뚜렷한 자금 유입이 이어졌고 일부 주식형 펀드도 정부의 친환경 정책과 주주환원 확대 기조에 맞춘 테마형 상품을 중심으로 자금을 끌어모았다.

성과도 돋보였다. 국내 주식형 액티브 ESG 펀드는 6개월, 1년, 3년 등 전 구간에서 코스피와 비ESG 펀드를 모두 웃도는 성과를 거뒀다. 채권형 액티브 펀드 역시 비ESG 펀드를 앞섰다. 단순 수익률뿐 아니라 변동성(MDD) 기준으로도 ESG 펀드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투자자 신뢰를 높였다.
ESG 펀드, 상반기 순자산 37% 급증…수익률 ‘코스피’ 앞서
실제 수익률을 보면, 국내 주식형 액티브 ESG 펀드는 최근 6개월간 32.39% 올라 코스피(28.01%)와 비ESG 펀드(30.96%)를 모두 앞질렀다. 1년 기준으로도 13.46% 수익률을 기록해 코스피(9.79%)와 비ESG 펀드(11.65%)를 웃돌았다. 3년 성과 역시 45.23%로 코스피(43.61%)와 비ESG 펀드(43.61%) 대비 우수했다.

국내 주식형 패시브 ESG 펀드도 3년 성과가 39.67%로 코스피(31.68%)와 비ESG 펀드(35.38%)보다 높았으며, 국내 채권형 액티브 ESG 펀드는 3년간 18.84% 수익률을 기록해 비ESG 펀드(16.13%)를 앞섰다.

주목할 점은 지배구조(G) 성과와 수익률 간 뚜렷한 상관관계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배구조 점수가 높을수록 1년 기준 위험조정수익률이 개선되고 하방위험(하방편차)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에 투자할수록 단기 변동성이 적다는 의미다.

윤리적 논란이 큰 산업에 대한 투자 노출도 낮았다. 술·담배·도박 등 규범적 스크리닝 대상 산업 편입 비중(중앙값 기준)은 0.50%에 불과해, 코스피(1.63%)나 비ESG 펀드(1.80%)보다 현저히 낮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보경 서스틴베스트 책임연구원은 “ESG 펀드의 지배구조 성과가 위험 조정 성과로 이어진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이는 ESG 투자의 장기적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시사점”이라고 설명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에 투자하는 수준을 넘어, 주주 관여 활동을 통해 장기적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시장 성숙도를 높이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승균 한경ESG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