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술 부문 - 김민현 히트잇테크놀로지스 대표
2019년 12월 설립된 히트잇테크놀로지스는 한국에서 개발·생산된 혁신 제품을 해외 시장에 맞게 전략적으로 포지셔닝하고, 인증·유통·계약·서비스 등 복잡한 진입 장벽을 함께 넘는 ‘시장 진입 설계자’ 역할을 수행한다.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기술 기업이 본업에 집중하는 동안 글로벌 상업화의 복잡한 구간을 함께 책임지는 방식이다.
히트잇의 뿌리는 2018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됐다. 당시 ‘화랑(HwaRang)’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기술 제품의 수출 전략을 수립하던 회사는, 이듬해 원적외선 열선 기반 난방 솔루션을 중심으로 미주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Heat-It Technologies Inc.’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뉴욕시 및 뉴욕주 공급업체 등록을 완료하고, B2G·B2B 채널을 확대하며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했다.
대표 제품인 전기 난방 케이블은 바닥 난방, 결빙 방지, 스포츠·상업시설 난방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며, 에너지 효율성과 시공 편의성에서 강점을 가진다. 미국 주택 바닥 난방, 일본 골프클럽 공간 난방 등 실제 적용 사례를 통해 기술의 범용성과 친환경성을 입증했다.
김미현 대표는 IBM 코리아에서 하드웨어 부품 프로젝트를 맡으며 공급망 관리의 기초를 익혔고, 금융 MBA 이후 영국 투자은행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딩을 수행하며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키웠다. 이러한 경험은 해외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기술 기업들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시장 검증, 가격 전략, 계약 구조, 물류, A/S 등)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히트잇테크놀로지스는 타깃 국가와 산업별 수요 및 경쟁 환경을 분석해 제품의 판매 전략을 정교화하고, UL, CE 등 필수 인증과 제품 책임, 지식재산 전략을 병행해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한다. 또한 B2B, EPC, B2C 등 다양한 유통 채널과 가격 체계를 설계하고, 계약·결제·환헤지·물류·A/S까지 표준화된 운영 프로세스를 제공해 시행착오를 줄인다. 박람회, 샘플링, 레퍼런스 구축 등 브랜드 인지도 제고 활동도 함께 수행하며, 기술 기업이 본업에 집중하는 동안 글로벌 상업화의 복잡한 구간을 함께 책임지는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은 “선진국 시장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기업이 많다”는 현장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제품 경쟁력은 충분하지만 인증, 문서, 서비스 체계가 미비하면 바이어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히트잇은 이 ‘준비의 격차’를 메우는 데 집중하며, 시장조사, 인증 로드맵, 현지화 자료, 설치 가이드, A/S 매뉴얼까지 제공해 기업이 자신감을 갖고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다.
히트잇은 단기적인 시장 진입뿐 아니라 지속적인 매출 창출을 위한 전략도 함께 설계한다. 제품 포트폴리오는 난방 솔루션을 기반으로 동결 방지, 제설, 에너지 절감형 리모델링 등 그린빌딩 분야로 확장 중이며, 스마트 제어 기술과 결합한 효율 패키지로 진화하고 있다. 공공조달 및 대형 프로젝트에서는 총소유비용(TCO), 유지관리 편의성, 탄소배출 저감 효과 등을 수치로 제시해 ESG 관점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현지화 역시 핵심 전략이다. 언어뿐 아니라 기후, 전력 규격, 건축 관행에 맞춰 제품 사양과 설치 방식을 조정하고, 지역 파트너 교육과 기술 지원을 통해 현지 기술자 커뮤니티를 육성한다. 초기에는 작은 프로젝트라도 완성도를 높여 ‘보여줄 수 있는 현장’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레퍼런스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김미현 대표는 “한국 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갖고도 해외에서 첫 미팅 이후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 바이어가 궁금해하고 두려워하는 지점을 이해하고 그 틈을 메우면 거래가 성사된다. 결국 신뢰는 준비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으면 불리한 계약에 휘말릴 가능성이 줄어든다”며, 데이터 기반의 단계별 확장을 강조했다.
히트잇테크놀로지스는 한국 기술기업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때 리스크는 줄이고, 속도는 높이며, 신뢰는 쌓는 파트너다. 시장, 인증, 계약, 유통,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함께하는 이들의 방식은 기술 중심 중소기업이 겪는 ‘마지막 1마일’을 메우는 현실적 해법이 되고 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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