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소재 부문 - 유성준 대진첨단소재 대표

정전기·안전·효율로 2차전지 ‘뉴노멀’ 설계한다 [2025 한국경제 최고의 리더]
전기차 중심의 고속 성장세가 둔화되며 2차전지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에너지저장장치(ESS)·로봇·드론·항공·해양 모빌리티 등 신수요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정전기로 인한 셀 불량과 화재 위험, 공정 손실은 여전히 업계의 고질적 과제다. 2019년 설립된 대진첨단소재가 이 빈칸을 메우며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설립 초기 LG화학과 대만 Formosa와의 계약을 시작으로 2021년 미국·폴란드 법인을 세웠고, 2022년에는 미국 미시간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2024년 합작법인 ‘대진다잔나노소재’를 설립한 데 이어 2025년 3월 코스닥 상장까지 마쳤다. 외형 확장에 그치지 않고 기술력·지배구조·성장성에서 동시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대진첨단소재의 주력은 이차전지 공정 소재다. 대전방지 트레이는 활성화 공정에서 셀을 안전하게 이송하도록 설계돼 정전기 축적을 차단하고, 방전 스파크로 인한 화재 리스크를 낮춘다. CNT(탄소나노튜브) 기반의 대전방지 코팅액은 난가연성·내화학성·박막 균일도를 확보해 다양한 플라스틱 표면에 안정적으로 도전성을 부여한다. PET 이형필름은 전극·분리막 적층 과정에서 압착 손상과 오염을 억제해 수율을 견인한다. 회사는 이 포트폴리오를 자동차용 충격흡수 플라스틱과 전자부품 소재로 확장하며 수요 변동에 대한 완충 장치까지 갖췄다.

글로벌 사업 인프라도 공격적으로 다졌다. 2025년 6월 말 기준 미국·폴란드·필리핀·인도네시아 등에 생산·판매·무역 기능을 분산한 12개 종속회사를 두고, 북미—유럽—아시아를 잇는 공급망을 운영 중이다. 최대주주는 유성준 대표(지분 26.37%)로, 지주·사업·해외법인의 역할을 구분한 전략형 지배구조로 시너지를 꾀한다. 상장 직후 회사는 독일 보쉬, 영국 다이슨 등 글로벌 선도기업과 잇따라 계약을 체결해 적용 범위를 자동차·가전으로 넓혔다. 특정 산업 의존도를 낮추고 ‘멀티 엔진’으로 체질을 바꾸는 포석이다.

실적은 단기 조정 국면이다. 2025년 상반기 매출 325억 원을 기록했으나, 매출 인식 지연과 선제 투자로 영업손실 34억 원, 순손실 105억 원을 냈다. 회사는 “하반기 고객 양산 일정 정상화와 북미 증설 효과가 반영되면 손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LFP 계열·건식 전극 공정에 투입 가능한 CNT 기반 프라이머 코팅이 양산 검증 단계에 있으며, 북미 완성차 배터리 제조사로부터 46시리즈 원통형 전지 트레이 공급사로 선정됐다. 2026년 완공 목표의 미국 테네시 공장은 북미 현지화·조달 요건 대응의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대진첨단소재가 주목받는 이유는 ‘정전기—수율—안전—ESG’를 한 묶음으로 다룬 점이다. 정전기 제어는 셀 품질과 직결되고, 공정 중 화재 억제는 ESG와 보험 리스크를 동시에 낮춘다. CNT 기반 솔루션은 얇은 도막으로도 목표 저항을 구현해 원가·중량·공정시간을 아끼고, 재활용이 용이한 PET 이형필름 조합으로 환경 부담을 줄인다. 회사는 총소유비용(TCO) 관점의 데이터—결함률 감소, 화재사건 ‘0’ 케이스, 라인 택타임 단축—를 제시하며 고객사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우리의 고객 가치는 전극 한 장, 트레이 한 개를 넘어 ‘라인 업타임’입니다.” 유성준 대표의 설명이다.

향후 로드맵은 ‘글로벌 첨단소재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이다. 핵심 축은 세 가지다. 첫째, CNT 응용을 다층화한다. 코팅—필러—복합재로 확장해 전지, 전장, 경량화 구조재에 적용 폭을 넓힌다. 둘째, 북미·아시아 듀얼 생산 체계를 완성한다. 고객 라인 인접 공급과 현지 조달 요건 대응으로 납기·원가 경쟁력을 높인다. 셋째, ESS·로봇·드론 등 신응용을 개척한다. 고사양·소형화 트레이, 열·전기 복합 안전소재로 마진 구조를 개선한다. 회사는 “산업 전환기에 ‘안전과 효율’을 표준화하는 기업이 최종 승자가 된다”는 판단 아래, R&D·설비·인증 투자를 병행한다.

유성준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투명경영 없이는 글로벌 신뢰를 얻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숫자와 데이터로, 그리고 안전과 수율로 신뢰를 증명하겠습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