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자발적 퇴사율은 2019년 2.3%에서 팬데믹 초기 2020년 1.6%로 하락했다가 2021~2022년에는 3%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지난 9월 기준 다시 2% 수준으로 하락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지키려는 분위기가 확산한 결과다.
미국 구직 플랫폼 레주메빌더의 직장인 2200명 대상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6%가 잡 허깅 유형에 해당했다. 이들 중 95%는 ‘구직 시장에 대한 불안’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지난 7, 8월 미국 비농업 고용 증가폭이 예상치를 밑돌았으며 7월 구인 건수도 감소하면서 구직자 수(740만 명)가 채용 공고 수(720만 건)를 넘어섰다.
호주도 비슷한 상황이다. 호주 통계국(ABS)에 따르면 직업 이동률은 2023년 9.6%에서 올해 7.7%까지 떨어졌다. 집 밖으로 안 나간다…‘할머니 시대’ 도래여가 문화에서도 안정 지향 흐름이 나타난다. 술자리나 클럽 대신 집안에서 취미 활동을 즐기는 트렌드는 소셜미디어(SNS)에서 ‘할머니 시대(Grandma Era)’라고 불리며 확산하고 있다.
틱톡에서 #GrandmaEra 해시태그는 2000만 회 이상 사용됐다. 주요 콘텐츠는 피부 관리, 베이킹, 정원 가꾸기 등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공식 관광청이 영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 Z세대 성인의 평일 야외 활동 시간은 평균 49분에 불과했다. 이 중 24%는 출퇴근에 해당해 실제 여가의 대부분은 실내에서 이뤄지는 셈이다. 세대 비교에서도 X세대(65분)보다 확연히 짧았다.
이 같은 흐름은 밤 문화의 위축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은 2020년 이후 나이트클럽 3분의 1이 폐업했으며 미국에서도 대형 음악 페스티벌들이 예산 부족과 티켓 판매 부진으로 잇달아 취소됐다.
전문가들은 “치솟는 임대료와 인상된 등록금 등 생활비 부담 탓에 Z세대는 외출을 줄이고 집에 머무는 것을 선택한다”고 분석했다. 승진보다 부업…자기 성취 찾는 Z세대직장 내 태도 역시 변화하고 있다. Z세대는 관리직 승진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미국 글래스도어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직장인의 68%가 “급여나 직함이 없다면 관리자 직책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통적 경력보다는 개인 성장에 큰 가치를 두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직장에 최소한의 노력만 기울이는 ‘조용히 그만두기’나 관리자로의 승진을 의도적으로 늦추는 ‘의도적 언보싱’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잡코리아 조사에서도 국내 젊은 직장인 절반 이상이 “임원 승진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반대로 부업 선호는 강하다. 해리스 폴 조사에 따르면 미국 Z세대의 57%가 부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밀레니얼 세대(48%), X세대(31%), 베이비붐 세대(2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또 로버트월터스 조사에서는 Z세대 직장인의 72%가 “부하 직원 관리보다 개인 성장과 기술 축적에 시간을 쓰고 싶다”고 답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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