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커피 레이브' 게시글 갈무리
틱톡 '커피 레이브' 게시글 갈무리
밤문화와 술을 멀리하는 글로벌 Z세대 사이에서 ‘소프트 클럽(Soft Club)’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다. 소프트 클럽은 카페나 공원 등 비전통적인 공간에서 열리는 레이브 파티나 음악 행사 등을 뜻한다. 전통적인 밤문화보다 웰빙과 건강한 사교 활동을 중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소셜미디어(SNS)에는 대낮의 카페에 모인 젊은층이 술 대신 커피를 손에 들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대부분 운동복 차림으로, 유흥 대신 낮의 에너지를 즐기는 모습이다.

세계적인 음악 축제 크림필즈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5km 달리기와 구내 헬스장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또 영국 전역에서도 ‘무알코올 레이브’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지난 8월 브리스톨의 트리니티 센터에서는 하루 종일 술을 마시지 않는 레이브가 열려 큰 호응을 얻었다.

미국 이벤트 플랫폼 이벤트브라이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커피 클럽’ 행사는 전년 동기 대비 478% 증가했으며, ‘모닝 댄스 파티’도 20% 늘었다. 이런 트렌드는 새로운 형태의 모임으로 확장하고 있다. 함께 모여 웰빙 체험을 즐기는 ‘사우나 레이브’나 ‘콜드 플런지 파티’ 등 ‘뜨거운 모임’은 뉴욕시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256% 증가했다.

Z세대의 파티 문화에 대한 태도도 변화하고 있다. 이벤트브라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5명 중 1명이 금주 모임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이는 지난해 대비 92% 증가한 수치다. 또 베렌버그 연구 결과, Z세대의 1인당 음주량은 밀레니얼 세대보다 약 20%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는 밤 문화 자체에도 매력을 덜 느낀다. 호텔 컨설팅 업체 킨은 2020년 이후 영국 나이트클럽의 3분의 1이 영구 폐업했다고 밝혔다. 영국 나이트라이프 산업 협회(NTIA)는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2029년 말까지 나이트클럽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생활비 부담이 큰 Z세대가 비싸고 피곤한 밤문화 대신 건강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사교 방식을 선호한다고 분석한다. 재정적 비용이나 숙취 없이 사회적 에너지와 커뮤니티를 즐기기를 원한다는 설명이다.

UKActive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16세 이상 인구 중 헬스장 회원 수는 1,150만 명으로, 2022년 대비 160만 명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주로 젊은 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는 익숙한 온라인 교류보다 직접적인 체험을 선호하며, 웰빙·음악·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몰입형 경험을 추구한다. ‘소프트 클럽’은 즐겁게 건강을 챙기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라이프스타일과 맞닿아 있다.

60개 이상 도시에서 아침 댄스 파티를 운영하는 데이브레이커의 최고경영자(CEO) 라다 아그라왈은 “젊은 세대는 밤샘 파티에 지쳤고, 이제는 활기찬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길 원한다”며 “낮에 커피를 마시는 모임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문화적 변화”라고 풀이했다. 그는 “10년 넘게 이러한 움직임을 구축해 온 결과, 파티의 미래는 밝고 건강하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고 덧붙였다.

이벤트브라이트의 커뮤니티 및 트렌드 전문가 로젤리 일라노는 “이 트렌드는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존재감·의도·기쁨 등 더 많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Z세대는 외출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고, 즐거움뿐 아니라 몸과 마음에 영양을 주는 경험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프트 클럽은 올해 꾸준히 성장할 것이며, 주요 대도시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