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10만원 돌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8월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8월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500만 국민주' 삼성전자 주가가 27일 사상 처음으로 10만원을 돌파했다. 반도체 업황이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기대감과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 노력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27일 전 거래일보다 3.24% 오른 10만 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가총액은 600조원을 돌파했다.

주주 수 또한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 6월 말 기준 삼성전자 소액주주 수는 총 504만 9085명으로, 이탈이 가속했던 1년 전(424만7611명)과 비교하면 소액주주 수가 80만명 증가해 500만 주주 타이틀을 회복했다.

지난해 3월 말 8만원을 돌파한 뒤 하락세에 접어든 삼성전자는 같은해 11월 14일 장중 4 9900원으로 저점을 찍고 올해 초까지도 5만원대 박스권에 머물렀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크게 줄면서 전사 실적 또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선두인 SK하이닉스에 글로벌 D램 1위 자리를 33년 만에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이 슈퍼사이클에 접어들면서 수익성이 급등하고, HBM 경쟁력 회복과 파운드리 적자 개선이 기대되면서 그동안 저평가 받았던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7월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23조원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8월에는 애플 아이폰용 이미지센서로 추정되는 칩 공급 계약도 맺었다. 또 700조원 규모로 추진되는 오픈AI의 초거대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도 참여한다.

메모리 사업은 구형 D램과 낸드플래시가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첨단 메모리인 HBM에 웨이퍼와 개발력이 몰리는 동안 범용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주요 제품인 DDR4(1Gx8 3200MT/s) 평균 현물 가격은 지난 1월 1.4달러에서 10월 현재 7.93달러로 뛰었다.

트렌드포스는 2026년에도 범용 D램과 낸드의 가격이 분기마다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D램은 내년 1분기 5~10% 상승에 이어 2분기 3~8%, 3~4분기에는 0~5%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 가격 역시 1분기 3~8%, 2분기 5~10%, 3~4분기에 0~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가 HBM과 더불어 AI 특수를 누리고 있다.

HBM 수요처가 늘어난 것도 한국 기업에는 호재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는 최근 오픈AI, 오라클과 차세대 AI 반도체 계약을 발표했다. 이번 계약을 계기로 시장에서 절대적인 권위를 갖던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가 흔들리고 HBM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범용 메모리 수요가 ‘좋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지금은 수요가 ‘미친 듯이’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