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공약의 재정확보 및 실행으로 신뢰 확보 과제 남아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그는 임대료 동결, 최저임금 30달러, 무상버스·무상보육 등 고물가 시대에 꼭 필요한 공약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래퍼 출신이라는 이력과 SNS를 활용한 선거 전략은 젊은 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와 캐시 호컬 주지사의 지지를 얻으며 당내 주류와의 간극을 좁히는 데도 성공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보수 진영은 그를 ‘공산주의자’라 비난하며 견제에 나섰지만 이러한 공격은 오히려 그의 이름을 더 널리 알리는 결과를 낳았다.
영재 프로그램 폐지 발언과 팔레스타인 관련 입장은 일부 유권자에게 논란을 불러왔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맘다니가 어떻게 외모·행동·소통을 통해 ‘위험한 급진주의자’가 아니라 ‘변화를 이끄는 현실적 리더’로 자신을 자리 잡게 하는가에 있다.
Appearance
단정한 수염과 열린 미소, 혁신을 입다
맘다니의 외모는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섞여 있다. 토론회에서는 차콜 그레이 또는 블랙 슈트에 흰 셔츠, 짙은 네이비 타이를 매치해 안정감과 신뢰를 강조했다.
슬림핏 재단의 슈트는 젊은 정치인다운 민첩함과 세련된 인상을 준다. 라펠 폭은 과하지 않고 타이 매듭도 단정해 화면 속에서 집중감을 높인다. 이는 ‘젊지만 책임감 있는 리더’라는 이미지를 전달한다.
반면 거리 유세나 지하철 인터뷰에서는 넥타이를 풀고 셔츠 단추를 살짝 열어 시민들과 같은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대화한다. 이는 ‘친근한 정치인’으로 다가가기 위한 전략적인 연출이다. 축구 토너먼트 연설 장면에서는 붉은 스포츠 셔츠 위에 블랙 재킷을 입고 활력을 표현했다.
‘CHAMPIONS’라는 문구 아래 마이크를 높이 든 그의 모습은 시민과 함께 뛰는 리더의 상징이다. 이처럼 그는 공식 석상에서는 권위와 신뢰를, 거리에서는 공감과 진정성을, 대중 행사에서는 에너지와 연대를 전달한다.
그의 턱수염 역시 중요한 상징이다. 지나치게 길지 않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수염은 무슬림 정체성을 표현하면서도 도시적 감각을 유지한다. 결국 조란 맘다니의 외형은 단순히 패션이 아니라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모두와 연결되는” 시각적 언어다.
무대 위의 단호함, 거리의 따뜻함
그의 행동에는 일관성이 있다. 토론회에서는 상대의 말을 끊지 않고 핵심을 메모한 뒤 차분하게 반박한다. 손을 가볍게 움직이며 논리를 단계적으로 제시하고 발언 후에는 미세한 고개 끄덕임으로 확신을 표현한다.
상대 후보와의 악수나 사회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모습에서도 젊은 정치인다운 예의가 드러난다. 지하철 플랫폼 인터뷰에서는 손을 주머니에 넣지 않고 시민들과 눈을 맞추며 대화한다. 이는 ‘나는 당신들과 같은 시민’이라는 메시지를 비언어적으로 전한다.
시민이 사진을 요청하면 먼저 다가가 프레임을 맞추고 아이나 노인에게는 몸을 속여 시선을 맞춘다. 이런 세심한 제스처가 그를 ‘가까운 리더’로 느끼게 만든다. 특히 ‘Freeze the Rent(임대료 동결)’ 캠페인 영상처럼 그는 퍼포먼스를 통해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준다.
정장을 입고 차가운 바다로 뛰어드는 장면은 공약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면서 시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폭스뉴스 같은 보수 언론에도 직접 출연해 정면 대응하는 태도는 자기 확신과 용기를 보여준다. 맘다니의 행동 방식은 권위보다 공감을, 통제보다 참여를 중시하는 새로운 리더십의 형태다.
Communication
스토리로 통하고, 디지털로 확산하다
그의 소통은 진정성 있는 이야기와 디지털 전략의 결합이다. 그는 우간다 출생 인도계 무슬림이라는 배경을 숨기지 않는다. “우리의 시대가 왔다”는 캠페인 슬로건은 이민자 세대의 자긍심을 드러내며 지지층을 결집한다.
동시에 정책 메시지는 복잡한 숫자 대신 쉬운 언어로 표현된다. 임대료 동결을 ‘Freeze the Rent’라는 짧고 강렬한 문장으로, 할랄 음식 트럭 문제를 ‘Halaflation(할랄플레이션)’이라는 재치 있는 표현으로 바꿔 일상어로 전달한다.
SNS 영상은 대부분 1분 이내로 짧고 핵심적이다. 자막은 리듬감 있게 구성돼 젊은 세대가 빠르게 이해하고 공유하기 쉽다. 언론 인터뷰에서도 그는 추상적인 이념 대신 보육비, 지하철 요금, 식품 허가 문제 등 시민의 실제 생활 사례들을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공격적인 질문에도 감정을 자제하고 미소를 유지하며 “내 이름은 맘다니입니다”라는 발언처럼 유머와 품격을 잃지 않는다. 그의 발언은 간결하지만 메시지가 선명하고 말의 톤과 표정이 일관되게 따뜻하다.
이런 방식은 정치인을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공감하고 함께하는 사람’으로 만든다. 결국 그의 커뮤니케이션은 SNS 세대에 맞는 새로운 정치 언어다. 짧지만 강하고 논리적이면서 감정에 닿는 언어로 유권자와 연결되는 것이다.
스타에서 정책 리더로, 현실을 증명할 때
지금까지 맘다니는 외형으로 신뢰를, 행동으로 진정성을, 언어로 공감을 쌓아왔다. 그러나 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다. 선거 이후에는 ‘스타 정치인’이 아니라 ‘정책을 실행하는 시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임대료 동결, 무상보육, 최저임금 인상 같은 공약은 시민의 바람을 담고 있지만 재정과 실행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실적인 재원 조달 구조와 단계적 시행 일정이 제시되지 않으면 공감은 금세 불안으로 바뀔 수 있다.
또 영재 프로그램 폐지나 중동 관련 발언 등 논쟁적 이슈는 균형 잡힌 설명이 필요하다. 교육 정책은 ‘폐지’가 아니라 ‘기회의 공정한 확장’으로, 외교적 사안은 ‘인권 중심의 원칙’과 ‘도시 행정의 현실’을 구분해 설득해야 한다.
정치 경력이 짧은 만큼 초기 행정팀 구성에서도 경험과 청렴, 실행력을 갖춘 인물을 기용해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그가 시민의 열광을 실질적 신뢰로 바꿀지, 뉴욕이 다시 한번 이민자의 도시이자 가능성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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