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드라마도 ‘1분 컷’… 전 세계 ‘마이크로 드라마’ 열풍
1~2분 분량의 짧은 각본으로 구성된 ‘마이크로 드라마(Micro Drama)’가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스타트폰의 세로 화면에 최적화된 제작된 초단편 시리즈로, 강렬한 서사와 빠른 전개가 특징이다.

딜로이트의 ‘2025 디지털 미디어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이제 작은 화면에서의 경험을 기존 TV 시청의 연장선으로 인식하고 있다. 응답자의 41%가 “소셜미디어(SNS) 동영상과 스트리밍 서비스 시청도 TV 시청의 한 형태”라고 답했으며, 35%는 “스트리밍보다 SNS 영상을 더 오래 본다”고 밝혔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44%)와 Z세대(58%)에서 이 경향이 두드러졌다.

짧고 몰입감 있는 형식의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응답자의 41%는 “마이크로 드라마를 알고 있다”고 답했고, MZ세대의 45%는 “1년 전보다 마이크로 시리즈를 더 많이 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 드라마 전문 앱이 잇따라 등장하며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싱가포르 미디어 컨설팅사 미디어파트너스아시아(MPA)는 “마이크로 드라마가 실험적 포맷을 넘어 주류 엔터테인먼트로 진화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시장의 성장이 눈에 띈다. 2021년 5억 달러(약 7,300억 원) 수준이던 마이크로 드라마 매출은 2024년 70억 달러(약 10조 2,600억 원)로 폭등했다.

MPA는 이 시장이 2030년까지 162억 달러(약 23조 7,5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올해는 극장 박스오피스 수익을 넘은 94억 달러(약 13조 7,00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MPA의 비벡 쿠토 전무이사는 “마이크로 드라마는 틈새 실험에서 수십억 달러 글로벌 산업으로 발전했다”며 “제작비는 낮지만 배급비는 높고, 성공의 핵심은 속도·규모·반복 가능한 IP에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현재 8억 3,000만 명 이상이 마이크로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으며, 이 중 약 60%는 콘텐츠 구매나 결제에 참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은 바이트댄스의 레드프루트, 텐센트의 위챗 비디오, 콰이쇼우의 시판이라는 세 주요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시장이 급성장하자 최근에는 40만~60만 달러(약 5억 8,000만 원~8억 8,000만 원)에 이르는 예산으로 영화급 제작 퀄리티와 전문 배우를 갖춘 ‘S급’ 작품도 등장했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도 빠르게 크고 있다. 2024년 마이크로 드라마 시장 규모는 14억 달러(약 2조 500억 원)를 기록했으며, 연평균 성장률 28.4%를 기록하며 2030년에는 9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릴숏
사진=릴숏
미국 역시 주요 시장이다. 2024년 8억 1,900만 달러(약 1조 2,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29년에는 38억 달러(약 5조 5,727억 원)로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테크 라이브 이벤트에서 기술전략컨설팅업체 액티비티의 마이클 울프 최고경영자(CEO)는 “Z세대의 43%가 유튜브와 틱톡에서 미디어를 소비하며, 마이크로 드라마가 그 중심 트렌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액티비티의 ‘기술 및 미디어 전망 2026’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 성인 약 2,800만 명(이 중 52%가 18~34세)이 마이크로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다. 주요 시청자층은 로맨스, CEO 스토리라인, 복수극에 열광하는 30~60대 도시 여성층이다.

이에 마이크로 드라마 플랫폼 드라마박스는 2024년 매출 3억 2,300만 달러(약 4,700억 원), 순이익 1,000만 달러(약 140억 원)를 기록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후발 주자 릴숏 또한 4억 달러(약 5,800억 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액티비티 보고서는 “전 세계 인터넷·미디어 수익이 2029년 3,880억 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기간 전통적 TV 시청 시간은 하루 1시간 17분으로 줄고, 비디오 스트리밍 시청 시간은 4시간 8분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흐름에 맞춰 아마존은 비디오 콘텐츠 제작 투자를 확대하고, 스포티파이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오디오북 등 새로운 포맷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