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시즌 맞아 어드벤트 캘린더 인기
명품 향수부터 초콜릿, 퍼즐, 레고 등 구성 다양

다이소·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점포도 앞다퉈
어드벤트 캘린더 선보이며 젊은층 끌어들여

다이소 ‘퍼즐 어드벤트 캘린더’. (사진=다이소)
다이소 ‘퍼즐 어드벤트 캘린더’. (사진=다이소)
겨울이 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달구는 단어가 있다. ‘어드벤트 캘린더’다. 종이 박스에 24개의 구멍을 뚫어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하루에 하나씩 뜯어보는 제품이다. 박스에 들어 있는 제품도 다양하다. 명품 향수부터 초콜릿, 퍼즐, 레고까지. 과거에는 유럽 등 해외에서만 소비됐지만 최근 한국에서도 새로운 크리스마스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어떤 브랜드가 어떤 주제로 어드벤트 캘린더를 선보였는지, 어디와 컬래버레이션(협업)을 했는지는 젊은층이 가장 관심을 갖는 주제다. 이 때문에 에르메스, 샤넬, 디올와 같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는 물론이며 다이소·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점포도 앞다퉈 자체제작(PB) 어드벤트 캘린더를 선보이고 있다. ◆ 샤넬부터 다이소까지 참전한 캘린더 경쟁어드벤트 캘린더는 독일에서 시작된 크리스마스 문화다. 1908년 아이들을 위해 처음 제작됐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설렘을 느낄 수 있도록 과자·초콜릿이나 작은 장난감 등을 24~25개의 작은 공간에 나눠 담아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매일 하나씩 열어보는 ‘성탄절 달력’이다. 서양에서 가장 큰 명절인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와 기다림이 반영돼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어드벤트 캘린더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매년 11~12월 어드벤트 캘린더에 대한 검색량이 증가하지만 그 관심도는 해마다 더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2020년 11~12월 검색량은 29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49를 기록했고 지난해 겨울에는 100까지 치솟았다. 구글 트렌드는 검색 빈도가 가장 높은 시점을 100으로 설정하고 있다. 최근 5년 기준 지난해 겨울의 ‘어드벤트 캘린더’ 검색량이 제일 많았다는 의미다. 반면 ‘Advent Calendar’를 전 세계 기준으로 검색하면 최근 5년간 11~12월마다 꾸준히 70~80 이상의 검색량을 보인다.

어드벤트 캘린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기업들이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그 시기도 앞당겨지는 추세다. 통상 어드벤트 캘린더는 11월 말부터 판매됐지만 최근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시기가 11월 초로 앞당겨지자 브랜드와 기업들도 이 시기에 맞춰 이를 공개하고 있다.

에드벤트 캘린더로 가장 유명한 곳은 명품 브랜드다. 샤넬, 루이비통 등 대다수의 명품들은 매년 11월 중순부터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어드벤트 캘린더를 제공하고 일반 고객에게는 판매한다. 화장품부터 쿠키, 캔디, 액세서리 등이 포함된다.

가장 빠르게 제품을 선보인 곳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이다. 디올은 24가지 제품이 담긴 ‘30 몽테뉴 어드벤트 캘린더’를 선보였다. 제품 외관은 프랑스 파리 몽테뉴가 30번지에 위치한 디올 매장 모습을 재해석했다. 아티스트 피에트로 뤼포(Pietro Ruffo)가 디자인했으며 향수, 립스틱, 아이섀도 등 화장품과 향초가 포함됐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운영하는 뷰티 편집숍 세포라는 화장품, 액세서리, 목욕용품 등 24가지 제품과 1개의 한정판 독점 상품을 포함한 25개를 담은 어드벤트 캘린더를 선보였다. 명품 브랜드의 어드벤트 캘린더는 수십만원에서 100만원이 넘는 제품도 있다.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올해 영화 공식 라이선스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 위자드몰과 해리포터 어드벤트 캘린더를 드롭 발매 형태로 선보였다. 드롭은 희소성 있는 상품을 한정 기간 판매하는 서비스로 국내 팬덤이 있는 해리포터 IP인 만큼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드롭 판매를 결정했다.

다이소는 11월 12일부터 24개의 서랍에 퍼즐 조각이 담긴 어드벤트 캘린더의 한정 판매를 시작했다. 상자마다 하루 치의 퍼즐 조각과 도안이 담겨 있어 크리스마스 이브에 퍼즐이 완성된다. 다이소의 어드벤트 캘린더는 매년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될 정도로 인기다. 지난해에도 출시 직후 품절대란이 일어날 만큼 인기가 좋았다. 이외에도 직접 소품을 구매해 어드벤트 캘린더를 만들 수 있도록 선물이 담기지 않은 캘린더도 함께 선보였다.

편의점 3사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GS25는 레고 2종(마인크래프트, 해리포터)의 어드벤트 캘린더를 선보인다. ‘우리동네GS’ 앱 사전예약을 통해 진행하며 판매는 11월 중순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은 하나씩 맛볼 수 있는 젤리가 들어간 ‘하리보어드벤트캘린더’, 트롤리 인기 젤리를 담은 ‘트롤리어드벤트캘린더’도 한정 판매할 예정이다. 패키징은 식탁에 트리처럼 활용 가능하며 하리보 휴대폰 용품 굿즈가 포함돼 있다. 세븐앱에서만 선보인다.

CU 역시 포켓CU를 통해서만 판매하며 트리 모양의 하리보 어드벤트 캘린더를 내놓았다. 하리보 젤리 모양의 휴대폰 액세서리 굿즈도 10개 디자인 중 1개가 랜덤으로 포함됐다. CU는 이외에도 최근 어드벤트 캘린더의 인기가 급상승함에 따라 11월 말 트롤리, 케어 베어 등 관련 캘린더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오리온, 킨더 등 제과업체들도 작은 크기의 과자와 젤리 등을 담아 2025년 어드벤트 캘린더를 공개했다.

올리브영은 올해 어드벤트 캘린더를 따로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글로벌몰에서 해외 고객을 위한 어드벤트 캘린더는 판매할 예정이지만 한국에서는 판매 계획이 없다. 지난해 올리브영N 성수 오픈과 올리브영 어워즈 10주년을 기념해 28가지 화장품이 담긴 어드벤트 캘린더를 선보였다. 선착순 한정판매를 진행한 탓에 출시 직후 품절됐고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이 붙어 팔리기도 했다.
GS25 어드벤트 캘린더. (사진=GS리테일)
GS25 어드벤트 캘린더. (사진=GS리테일)
◆ 단순함·무작위성에 환호하는 MZ어드벤트 캘린더의 인기는 ‘뽑파민’에 열광하는 MZ세대의 소비 특징과 연관이 있다. 뽑파민은 뽑기와 도파민의 합성어로 어떤 제품이 나올지 알 수 없는 무작위성과 기대감을 통해 행복 호르몬을 분비시킨다는 의미다. 고객이 원하는 모델을 고르는 것이 아닌 상자를 뜯어봐야 알 수 있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한 ‘라부부 랜덤박스’가 인기를 얻은 이유이기도 하다.

선택에 대한 피로와 부담감을 느끼는 MZ세대에 어드벤트 캘린더는 ‘효율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제품 하나만 선택해도 24개의 상품을 확보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 ‘햄릿증후군’은 MZ세대의 대표적인 특성으로 꼽힌다. 햄릿증후군은 여러 선택지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거나 타인에게 결정을 맡기는 성향이다.

무작위성을 즐기는 MZ세대의 특성에 영향을 받아 크리스마스와 상관없이 특정 주제의 어드벤트 캘린더를 선보이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는 지난 10월 올해 인기를 얻은 콘텐츠를 주제로 소장품 24개를 담은 2025년도 어드벤트 캘린더를 선보였다. ‘오징어 게임’, ‘기묘한 이야기’, ‘브리저튼’ 등과 관련된 피규어와 액세서리가 담긴 제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드벤트 캘린더는 원래 유럽에서 유행하는 연말 달력이었는데 최근 한국에서도 연말 분위기를 내는 소품으로 인기를 얻음에 따라 관련 상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인다”며 “유통가에서는 크리스마스 전후 홈파티 등 연말 수요를 잡기 위해 어드벤트 캘린더와 같은 트렌디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