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막중한 과제 안은 차기 금투협회장, 승자는 누구?
증권·자산운용·신탁사 등 금융 투자업계를 대표할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선거가 오는 18일 여의도 금투센터 불스홀에서 열린다.

이번 선거는 현직 협회장과 업계 전현직 대표 2명이 출사표를 던진 3파전으로 치러진다. 서유석 현 금투협 회장,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전 대표 등 3인이다.

내년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차기 회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증시 활성화, IB(기업금융) 혁신, 디지털자산 제도화 등 대형 과제를 처리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서유석 협회장, 첫 연임 도전
“사천피 넘어 코스피 5000으로”
서유석 회장은 금투협이 2009년 통합 출범한 이후 첫 연임 도전자다.

그는 11월 17일 출마 의사를 밝히며 “새 정부의 시장 친화 정책이 본격화되는 지금이 골든타임이며 리더십의 연속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출신으로 현 협회장이다. 재임 기간 코스피 4000 시대 도래, IMA(종합투자계좌) 인가 성사, 토큰증권 등 디지털 입법 진전, 디딤펀드 출시 등을 성과로 내세운다.

그는 “지난 3년간 정부·국회·유관기관과 폭넓은 대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며 “업계가 한 번 쓰고 버리기 아까운 자산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 4000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비욘드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며 한국의 아시아 금융허브 도약을 공약했다.

서 회장은 임기 내 과제로 신시장 육성과 제도 정비를 병행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중소형 증권사 NCR 규제 개선, 가상자산 기반 현물 ETF 도입,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BDC 활성화 등 제도 확장 과제와 함께, 발행어음·IMA 인가 처리, 국고채 PD 담합 과징금 대응, 교육세율 인상 대응, 유가증권 손익 통산 허용 추진 등 현안 해결도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증권사, 자산 운용사, 부동산 신탁사, 선물사를 모두 아우르는 폭넓은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도 '회원사를 주인으로 모시고 일하는 협회장'으로서 우리 업계와 자본 시장의 과제를 하나씩 해결하며 한 단계 더 진전된 성과를 만들어 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서유석 회장의 강점이자 리스크는 협회 출범 이후 첫 ‘연임 도전자’라는 점이다. 현직 회장만이 파악하고 있는 회원사별 투표권 비중, 수백 개 회원사의 연락망, 협회 내부의 현안 보고서 등은 선거 초반 판세를 좌우할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정보 비대칭은 선거 공정성 논란으로 직결된다. 다른 후보들이 ‘깜깜이 선거’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협회장 선거에서 상당한 표결권을 가진 미래에셋그룹이 ‘단임 원칙’을 내세워 서 회장의 연임에 반대 입장을 밝힌 점도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대형사의 표심과 정보 비대칭이 얽히면서 이번 선거 결과는 단정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황성엽 대표, 40년 ‘신영맨’
은행→자본시장 머니무브가 국가 전략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는 1987년 입사 이후 40년 가까이 신영증권에서 근무한 정통 ‘신영맨’이다. 법인 자산운용·IB·경영총괄 등 금투업 전반을 두루 경험했다.

황 대표는 금투협이 국회·금융당국과 정책을 설계하는 ‘정책 제안자’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한국이 고령화·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지금이 금융 시스템의 중심축을 은행에서 자본시장으로 옮겨야 할 시점”이라며 장기 투자 인센티브 확대와 연금시장 개혁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미국의 401K 모델을 언급하며 “국민 노후 자산이 장기적으로 증식될 환경을 만들기 위해 디폴트옵션의 위험자산 비중을 현실화하고 연금계좌 내 국내 주식형 상품의 과세 체계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금융투자협회는 회원사의 지혜를 모으고 원활한 소통을 돕는 '전략 플랫폼이자 정책 교두보'가 돼야 한다”며 “늘 낮은 자세로 현장에서 회원사와 함께 호흡하며 변화의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황성엽 대표의 강점은 현재까지 출마를 밝인 후보군 중 유일한 ‘현직 증권사 사장 출신’이라는 점이다. 제6대 회장을 제외하면 역대 협회장이 모두 증권사 출신이었다는 점도 그에게 우호적 환경으로 평가된다.

신영증권에서 8년간 근속하며 쌓은 업권 이해도, 사장 취임 이후 이어온 54년 연속 흑자 기조, 그리고 증권·운용·신탁업 전반을 모두 경험한 이력은 경쟁 후보와의 차별점으로 꼽힌다.

다만 신영증권이라는 중소형사 기반은 한계로 지적된다. 업권 대표 단체의 수장을 맡기에는 외연 확장력이 부족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과거 MBK–홈플러스 거래를 둘러싼 논란 역시 이번 선거에서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현승 전 대표, 민관 경력
“시장 신뢰도 높일 사고이력관리제 도입”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관료 경력에 더해 SK증권 사장, KB운용 대표 등을 지낸 ‘대관·업계 경험 겸비형’ 후보로 평가받는다.

이 전 대표는 자본시장의 ‘질적 전환’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기업가치 제고와 장기투자 기반 확충은 자본시장 품질에 달려 있으며, 이를 위해 투자자 보호 강화와 불합리한 규제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글로벌 기준과 괴리된 규제 정비,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한 펀드 판매 절차 개선, 사고이력관리제 도입 등을 통해 시장의 자정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확대와 퇴직연금 개편을 통한 장기자금 유입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사고이력관리제 도입’은 이 전 대표의 철학이 반영된 핵심 공약 중 하나다. 그는 철저한 사고이력관리를 통해 반복적 사고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고, 동시에 펀드판매절차의 실효성 있는 개선을 통해 불완전 판매를 막게 되면 시장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디지털자산과 STO 등 신산업 분야에 대해서는 명확한 제도와 책임 있는 위험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의 강점은 역시 민관을 모두 경험한 ‘하이브리드형’ 후보라는 점이다. 관과의 연결성과 정책 조율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또 황성엽 대표와 함께 일찌감치 후보 등록을 마치고 세부 공약을 가장 촘촘하게 제시한 후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약점은 현직 기반이 없다는 점이다. 업계 조직과의 접점, 실무 네트워크, 유권자 정보 측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어 초반 동력 확보가 쉽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형 회원사 표심 등 변수 복잡금투협 차기 회장 선거는 오는 18일 금투센터 불스홀에서 열리는 임시 총회에서 진행된다.

선거는 회원사의 비밀 투표로 진행되며 투표권은 회원사의 규모와 회비 납부액 등에 따라 차등해 주어진다.

차기 회장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오는 2028년 12월까지 총 3년이다. 금투협 선거는 회원사의 규모·회비 납부액에 따라 투표권이 차등 부여되기 때문에 한국투자금융그룹, 미래에셋그룹 등 대형 회원사의 선택이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결과는 막판까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자산운용사 출신 vs 증권사 출신 구도, 정책 우선순위 차이, 시장 현안에 대한 접근 방식 등 복합 변수로 인해 후보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