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서 관계자가 실버바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서 관계자가 실버바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은 가격이 71% 상승하며 금값 상승률을 넘어섰다.

1일 미국 경제 매체 CNBC 등에 따르면 글로벌경제 불확실성 속에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은과 금을 함께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특히 국제 은 현물 가격은 지난달 중순 트로이온스(이하 온스·약 31.1g)당 54.47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연초 대비 71% 상승했다고 CNBC는 전했다.

같은 기간 금 가격의 상승률은 54%로 은이 금을 추월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은 현물가는 10월 중순 이후 잠시 하락했지만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한국시간 1일 오전 10시 20분 기준 온스당 56.2∼57.6달러를 기록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50년 사이에 세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이전 두 차례는 1980년 헌트 형제의 은 시장 개입과 2011년 미국 부채한도 위기 당시 안전자산으로서 은·금의 인기가 급증했을 때다.

미국 금융투자사 인베스코에서 원자재 상품을 총괄하는 폴 심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은의 출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은을 컨테이너선이 아닌 비행기로 운송해야 하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은은 비교적 고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가격이 더 오를 공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은 가격 급등의 배경은 복합적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우선 만성적인 공급난이 문제로 특히 중남미 지역에서 은 광산의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공급이 타이트해졌다. 또 세계 최대 은 소비국인 인도에서 은의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인도에서는 매년 약 4000t의 은을 소비하며 보석·장신구뿐 아니라 투자 수단으로도 은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산업용 수요 증가도 은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은은 뛰어난 전기 및 열 전도성 덕분에 전기차·인공지능(AI) 관련 산업, 이차전지, 태양광 패널 등 다양한 첨단 산업에서 필수적인 자원으로 사용된다.

전기차 1대에 들어가는 은의 양은 25∼50g대 달하며 이러한 산업 수요 증가가 은값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인베스코의 심스는 “은은 귀금속과 산업용 금속을 오가는 존재이며 배터리와 태양광 등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화석 연료를 넘어서 전기 에너지 중심으로 세상과 기술이 진보하면서 그 값어치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