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월 군 복무로 증명할 ‘초심’과 전역 후 ‘글로벌 리더십 접목’ 과제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이지호 소위가 10월 28일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에게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지호 소위가 10월 28일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에게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 씨가 해군 장교로 임관한 소식은 재계와 대중에게 큰 화제를 던져줬다. 단순히 한 청년의 병역 의무 이행을 넘어 이번 행보는 ‘삼성’이라는 거대 그룹의 미래 경영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상징적 사건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장교의 길을 택한 그의 결정은 과거 특권층의 병역 회피 논란을 일소하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책임감’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점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했다.

이처럼 긍정적인 인물 스토리는 경영적 측면에서도 삼성에 새로운 기대를 품게 한다. 글로벌 불확실성과 끊임없는 기업 윤리 요구 속에서 최고경영자 가문의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삼성 전체의 사회적 책임 가치를 높이는 무형의 자산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는 곧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져 장기적으로는 주주와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며 지속가능한 성장의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Appearance
제복 속에 담긴 책임감·실용주의 철학


이지호 소위는 군복, 특히 해군 장교 정복을 통해 재벌 4세가 아닌 ‘국가에 봉사하는 대한민국 장교’라는 신분을 가장 확실하게 드러냈다. 임관식에서 그는 흐트러짐 없는 해군 소위 정복 차림이었다.

각 잡힌 제복과 견장, 모자는 ‘훈련을 마친 엘리트 군인’으로서의 정돈되고 책임감 있는 자세를 상징한다. 특히 기수 대표로서 제병 지휘를 맡아 경례하거나 부모에게 임관 신고하는 모습은 그가 이 새로운 신분에 얼마나 충실히 임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군복을 입은 그의 모습은 ‘부와 명예’가 아닌 ‘의무와 헌신’을 우선하는 리더의 자질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이러한 메시지는 훈련 중 포착된 그의 사복 차림과 대비될 때 더욱 선명해진다.

해군 장교 입대를 앞두고 포착된 그의 모습에서 시계도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 시계는 명품이 아닌, 10만원대의 ‘가성비’ 좋은 대중적인 시계였다. 이는 그가 평소 실용주의적 소비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위치를 과시하기보다 대중과의 공감대를 중시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명품에 익숙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또래 일반 청년들과 같은 아이템을 착용함으로써 ‘소탈함’과 ‘친근함’을 동시에 구축했다. 정복을 통한 ‘책임감’과 사복을 통한 ‘실용성·친근함’은 그의 전체적인 인물됨을 견고하게 다지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이지호 소위가 지난 9월 15일 해군 학사장교 사관후보생 입영식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지호 소위가 지난 9월 15일 해군 학사장교 사관후보생 입영식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Behavior
엄격한 규율 속에서 드러난 진정성 있는 태도


이지호 소위의 태도는 그의 결정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진정한 각오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 가장 주목할 만한 태도는 ‘복수 국적 포기’라는 결단이었다.

병역 면제가 용이했던 특권을 스스로 내려놓고 가장 힘든 ‘장교 코스’를 선택한 것은 깊은 성찰과 국가관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는 한국 사회가 재벌에 기대하는 ‘사회적 도덕성’을 충족시키는 행동이다.

임관식에서 그는 기수 대표인 ‘대대장 후보생’으로서 제병 지휘를 맡았다. 후보생 전체를 통솔하며 “열중쉬어”, “뒤로 돌아” 등의 구령을 능숙하게 외치는 모습은 11주간의 고강도 훈련에 최선을 다했음을 입증한다. “훈련에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해 기수 대표로 발탁됐다”는 해군 관계자의 설명은 이 같은 진정성을 뒷받침한다.

임관 후 부모에게 경례를 올리는 모습, 임관의 기쁨을 동료들과 나누며 힘껏 정모를 던지는 모습에서는 젊은 청년으로서의 패기와 밝은 기운이 느껴진다.

그의 태도는 ‘힘든 군 생활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해 성과를 내는 모습’으로 설명되며 이는 향후 그가 삼성이라는 거대 조직을 이끌 때 보여줄 ‘정면 돌파형 리더십’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이혼한 부모가 한자리에 모여 아들의 임관을 축하하는 이례적인 장면은 가족 간의 화합이라는 긍정적 부수 효과까지 만들어냈다.
이지호 소위가 해군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지호 소위가 해군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Communication
겸손한 언어 속에 담긴 뚜렷한 비전


이지호 소위의 소통 스타일은 화려함 대신 겸손하고 진솔한 언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지원 동기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가에 대한 책임감과 제가 할 수 있는 역할 중 보탬이 되는 방향을 모색하던 중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말은 ‘국가에 봉사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는 겸손한 전제 아래 ‘개인의 역할과 사회 기여’를 깊이 고민하고 실천했다는 뚜렷한 비전을 제시한다.

특히 해군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지난 11주간 고된 교육훈련을 받으면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어려움에 맞서 이겨내는 마음을 갖게 됐다. 함께한 동기들이 있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었다”는 소감은 그가 단순히 병역을 이행하는 것을 넘어 이 과정을 통해 내면의 성장을 이뤘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소통은 그가 대중에게 ‘삼성가의 황태자’가 아닌, ‘성장하는 청년’으로 다가가게 한다.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해군 장교’라는 임무와 동기들을 먼저 언급하는 방식은 리더에게 필수적인 ‘팀워크’와 ‘겸양’의 가치를 강조한다.

그의 소통 스타일은 과묵하고 신중하지만 핵심적인 메시지에서는 ‘책임감’과 ‘헌신’이라는 강력한 키워드를 분명히 전달하며 대중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 소위가 10월 28일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정모를 던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 소위가 10월 28일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정모를 던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태자’에서 ‘국민적 기대주’로…남은 3년의 시험대

이지호 소위의 해군 장교 임관은 그가 오랫동안 짊어져야 했던 ‘이재용의 아들’이라는 굴레를 벗고 ‘이지호 소위’라는 독립된 인물로 대중에게 각인되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 그는 ‘복수 국적 포기’와 ‘장교 지원’이라는 이례적인 선택을 통해 엘리트주의적 귀족성 대신 국민적 의무를 다하는 헌신성을 핵심 인물됨으로 구축했다.

그의 소탈한 옷차림과 겸손한 태도는 삼성이 추구해야 할 ‘국민 속의 기업’이라는 이상향에 매우 근접한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앞에는 아직 중요한 시험대가 남아 있다.

통역 장교로서의 36개월 의무 복무 동안 그의 초심이 유지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며 군 생활에서의 모든 언행은 앞으로도 대중의 관심 속에 놓일 것이다. 이 기간을 묵묵히 모범적으로 이행하는 것이야말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진정한 완성이 될 것이다.

전역 후 그가 어떤 방식으로 삼성 경영에 참여할지, 혹은 독자적인 행보를 보일지도 큰 관심사다. 군에서 얻은 리더십과 경험을 글로벌 기업 경영에 어떻게 접목할지 보여주는 것이 다음 과제다. 이지호 소위는 이번 입대를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이제 그는 ‘황태자’가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국민적 기대주’로서 남은 군 생활과 그 이후의 행보를 통해 이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그의 군 생활 3년은 삼성에 새로운 ‘신뢰 자본’을 축적할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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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