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딜링룸. (시계방향순) 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한국경제, 뉴스1, 각 사 제공.
시중은행 딜링룸. (시계방향순) 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한국경제, 뉴스1, 각 사 제공.
증시 강세와 고환율 국면이 이어지면서 은행권 딜링룸(외환거래실)이 사실상 ‘무료 광고판’ 역할을 하고 있다. 매일같이 시황 기사에 딜링룸 전경 사진이 반복적으로 노출되자, 주요 은행들도 시황 마감 이후 딜링룸 사진을 적극적으로 홍보에 활용하는 모습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 이상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4450선을 넘어섰다.

코스피, 원·달러 환율 등 증권·외환 시장 기사에는 어김없이 은행 딜링룸 사진이 함께 실리고 있다. 시황 기사 특성상 현장감을 전달하기 위해 딜링룸이 대표 이미지로 사용되는데, 이 과정에서 은행 로고와 내부 전광판, 딜러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노출된다.

미디어에서 전통적으로 선호해 온 촬영 장소는 하나은행 딜링룸과 한국거래소였다. 공간 구조가 넓고 전광판 가시성이 뛰어난 데다, 증시 흐름을 상징적으로 담아내기 용이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주요 시황 기사에는 특정 기관의 딜링룸 사진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관행이 형성돼 왔다.

이 같은 노출 효과가 부각되자 다른 시중은행들도 경쟁적으로 딜링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장 마감 이후 딜링룸 사진을 별도로 촬영해 보도자료, SNS, 홍보 채널 등에 적극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증시와 환율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딜링룸 이미지의 기사 노출 가능성도 함께 높아진다는 판단에서다.

은행권에서는 별도의 광고비를 들이지 않고도 ‘시장 한복판에서 움직이는 금융기관’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통적인 광고와 달리 시황 기사에 자연스럽게 포함되는 만큼 홍보에 대한 거부감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다.

은행권 관계자는 “경제기사에 많이 활용되니 딜링룸의 상징성과 노출 효과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환율과 증시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딜링룸을 둘러싼 은행권의 ‘조용한 경쟁’도 지속될 전망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