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틱톡 기내 스킨케어, 말차 게시글 갈무리
사진=틱톡 기내 스킨케어, 말차 게시글 갈무리
비행 전 술 대신 말차 라떼를 마시고, 기내에서 스킨케어를 하는 글로벌 Z세대 여행객이 늘고 있다. 건강을 중시하고 소셜미디어(SNS)에 친숙한 Z세대의 소비 성향이 공항 풍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최대 공항 운영사인 맨체스터 공항그룹(MAG)은 최근 “Z세대는 말차 라떼 등 틱톡에서 유행하는 제품을 선호하고, AI 기반 휴가 계획과 기내 스킨케어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며 Z세대의 트렌드로 공항 소매업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탑승 전 음주 대신 건강한 음료를 선택하는 젊은 여행객이 크게 늘었다. 공항 라운지에서도 맥주보다 슈퍼 스무디나 장 건강 음료를 찾는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MAG가 운영하는 맨체스터·스탠스테드·이스트 미들랜즈 공항의 말차 판매량은 지난해 12월 기준 전년 대비 평균 165% 증가했다. 이 가운데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의 증가율은 174%로 가장 높았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 같은 변화가 틱톡 등 SNS에서 인플루언서들이 말차를 웰빙 대표 음료로 소개하며 확산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전 세대가 출발 전 아침 식사와 음주를 즐겼다면, Z세대는 에너지·수분·건강을 고려한 음료로 식사를 대체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 과일 스무디 브랜드 이노센트와 디펜스 등 이른바 ‘슈퍼 스무디’ 제품의 판매량도 전년 대비 650% 이상 급증했다.

SNS의 영향력은 공항 소매 구성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MAG는 “Z세대가 온라인 트렌드를 오프라인으로 가져오면서 SNS가 공항 소매 구성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틱톡에서 인기를 끈 웰빙 음료, 스킨케어 제품, 액세서리 판매량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 사례가 스탠리 텀블러다. 틱톡을 통해 입소문이 확산한 이후 MAG 운영 공항 매장에 입점한 해당 텀블러의 판매량은 12개월 만에 6배로 늘었다. 공항이 필수품이나 면세·할인 상품을 구매하는 공간이라는 기존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MAG 데이터에 따르면 젊은 승객들은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의도적으로 찾아다니며 공항 터미널을 일반 소매점의 편리한 연장선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내 스킨케어 트렌드도 두드러진다. SNS를 중심으로 비행 중 시트 마스크를 붙이거나 착륙 전 스킨케어 루틴을 마무리하는 콘텐츠가 확산하면서, 공항 매장의 마스크 팩 판매량은 지난해 12월 기준 전년 대비 399% 증가했다.

프리미엄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수요도 높다. 25세 미만 여행객 사이에서 인기 있는 엘레미스 프로콜라겐 밤 판매량은 전년 대비 35% 늘었고, 엘리자베스 아덴의 대표 레티놀 제품은 1500% 급증했다. Z세대의 ‘SNS 뷰티 루틴’이 공항 내 구매 행태를 재편하고 있다는 평가다.

여행 준비 방식 역시 달라지고 있다. MAG에 따르면, 25세 미만 승객 4명 중 1명은 챗GPT와 같은 AI 도구를 활용해 휴가를 계획하거나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항공전문지 에어로스페이스 글로벌뉴스는 “Z세대가 대화형 기술에 익숙하고 의사 결정을 디지털 도구에 맡기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MAG 앤드류 맥밀런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번 조사는 젊은 여행객들이 공항 소매업은 물론 여행 생태계 전반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보여준다”며 “SNS와 AI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Z세대가 공항 경험을 재정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