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14 사진=한경 임형택기자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14 사진=한경 임형택기자
‘홈플러스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피해를 입혔다는 혐의로 구속 기로에 놓이면서 서울시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김 회장의 이름을 딴 공공 도서관 건립이 진행 중인 가운데 도서관 명칭을 유지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서울광장 서울도서관에 이은 두 번째 시립 도서관인 ‘김병주 도서관’을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건립 중이다.

도서관 명칭은 전체 건립비 675억원 가운데 약 절반인 300억 원을 기부한 김 회장 이름을 따서 정해졌다.

김 회장이 도서관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 달라는 의사를 표명했고 서울시는 기부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를 수용했다.

서울시 기부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는 기부자에 대해 건물이나 공간 명칭 부여 등을 예우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검찰은 김 회장 등이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한 상태에서 단기 채권을 발행한 뒤 기업 회생을 신청해 투자자 피해를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김 회장을 향한 수사망이 좁혀지자 일각에서는 김병주 도서관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써야 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명칭을 유지할 경우 김 회장을 옹호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 고심하고 있다. 다만 유사한 선례가 없어 명확한 판단 기준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현재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종합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고액 기부자의 일탈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마련한 기부자 동행 서약서에는 사회적 물의가 발생할 경우 예우를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이를 조례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한편 김병주 도서관은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479번지(3486㎡)에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9109㎡ 규모로 건축된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