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업 공들이는 LF, 패션 수혜주로 지목
최근 던스트 팝업스토어, 1만명 방문객 유치

코스맥스, 중국 사업 안정화에 긍정적 영향
증권업계 "K뷰티 글로벌 모멘텀 최대 수혜주"

헤지스 강후이 매장 사진. (사진=LF)
헤지스 강후이 매장 사진. (사진=LF)
“(한한령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점진적으로, 그들의 표현에 따르면 질서 있게, 유익하게, 건강하게 이 문제는 잘 해결될 수 있다. (해결) 조짐 정도가 아니라 명확한 의사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시기나 방식은 분야마다 여러 특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 이후 한한령 해제에 대한 패션·뷰티업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장인 만큼 중국 수요를 잡으면 실적 개선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로 확대되는 뷰티와 달리 내수 중심의 사업 특성 탓에 어려움을 겪는 패션 기업의 기대가 크다. 이들은 올해 중국 사업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유럽보다 중요해진 중국 상하이연내 한한령(한류 금지령)이 단계적으로 해제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정권교체 이후 한·중 관계가 우호적으로 바뀐 영향이다. 외교부는 “양측 모두 수용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점진적 문화교류를 확대해 나가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한한령은 2016년 7월 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배치하자 이에 반발해 중국이 2017년 초부터 시작한 경제활동 제한 조치다. 당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주요 화장품 기업 실적이 악화했으며 중국의 한국산 화장품 통관 불허 건수가 늘어났다.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뷰티와 패션이다. 한국 제품에 대한 중국 젊은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고 K콘텐츠와의 연계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패션업계의 기대가 크다. 연간 K-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의류 수출은 늘지 않고 있어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의류 누적 수출액은 17억3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3% 줄었다. 또 매출의 대부분이 내수를 통해 발생하지만 경기침체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이에 패션업계는 올해 중국 중심의 해외 사업 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직진출 또는 대(對)중국 수출이 늘어나면 외형 확장에 성공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가성비보다는 프리미엄을 선호하는 가심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여기에 K 패션에 대한 호감도 크다”며 “올해 업계는 미국·유럽보다 당장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큰 중국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뷰티업계도 마찬가지다. 유통 채널이 확대되고 마케팅 효과도 과거보다 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약 154조원(2024년 기준) 규모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그러나 K뷰티의 중국 수출액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2024년 24억9200만 달러에서 2025년 20억1400만 달러로 19.2% 줄었다. 국가별 수출 순위도 같은 기간 1위에서 2위로 떨어졌다.
한한령 완화 기대감…패션·뷰티 수혜주에 쏠린 눈
한한령 완화 기대감…패션·뷰티 수혜주에 쏠린 눈
◆ 패션에선 LF, 뷰티에선 코스맥스·에이블씨엔씨한한령 해제 수혜주로는 LF, 코스맥스, 에이블씨엔씨, CJ 등이 꼽힌다.

특히 LF는 중국 사업의 성과가 좋고 젊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 기업이다. LF는 2004년 상하이 지사를 설립해 중국에 진출했으며 2007년 헤지스를 선보였다. 헤지스는 현재 상하이 강후이, 케리 센터, 남경 금응 등 주요 상권을 포함한 중국 전역에서 약 58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5년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중국 파트너사와의 협업으로 시즌별 컬러, 소재 선호도, 현지 패션 트렌드, 지역별 기후 특성까지 제품 개발에 지속 반영한 게 주효했다.

헤지스는 1월 중으로 상하이에 최초의 플래그십 스토어도 선보인다. 헤지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플래그십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보다 반응이 좋은 브랜드는 LF의 ‘던스트’다. 2024년 상반기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했고 FW 시즌부터 주요 내수 플랫폼을 중심으로 온라인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 왔다. 중국 사업 시작 약 1년 만에 티몰 여성의류 카테고리 상위 1%, 해외 여성 브랜드 20위권에 진입했으며 최근 위챗 미니 프로그램 스토어를 오픈해 중국 현지 고객과의 온라인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성과도 좋다. 지난해 11월 15일 오픈한 팝업스토어는 오픈 초반 2주 동안에만 약 1만 명이 몰렸다. 11월 던스트 중국 매출은 전월 대비 90% 증가했으며 11~12월 두 달간 전년 대비 60% 성장을 기록했다.

LF 관계자는 “축적된 경험과 시장 통찰력을 바탕으로 제품 경쟁력과 채널 전략을 한층 고도화해 중국 현지 시장 내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맥스와 에이블씨앤씨도 주목할 기업으로 꼽힌다. 코스맥스는 화장품·건강기능식품 ODM(연구·개발·생산) 기업으로 중국 사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1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3% 증가했다. 고객과 채널 다변화로 상하이, 광저우법인이 고성장한 영향이다. 4분기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10% 증가한 17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린아 LS증권 애널리스트는 “고객사와 채널 다변화 노력으로 2026년 매출은 전년 대비 15% 수준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중국 경기 회복이 나타난다면 실적 개선폭도 확장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K뷰티 글로벌 모멘텀 최대 수혜 업체로서 미국·중국 사업 안정화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국내 1세대 뷰티 브랜드 미샤(MISSHA)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도 수혜주로 꼽힌다. 에이블씨엔씨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 비중은 2%대다. 한한령 완화에 따라 중국에서 마케팅을 확대할 경우 외형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독립 리서치 업체인 스터닝밸류리서치는 한한령 완화 국면에 주목해야 할 화장품 기업으로 에이블씨엔씨를 선정했다. 하은재 애널리스트는 “온라인과 해외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며 “중국을 글로벌 확장 전략에 추가적인 유연성을 부여하는 옵션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CJ는 뷰티·콘텐츠 수혜주로 꼽힌다. CJ는 중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CJ올리브영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K콘텐츠 기업인 CJ ENM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