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롯데·현대, 전년 대비 매출 7~10% 증가
브랜드 다양하고 접근성 좋아 방문객 늘어
현대아울렛은 관광객 끌어모으며 인기 얻어

'경기침체·트렌드 변화'에 노 젓는다…아울렛2.0 시대 진입
아울렛이 ‘오프라인 점포의 희망’으로 올라서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롯데·현대 등 주요 3사가 모두 긍정적인 경영 지표를 기록했다.

아울렛은 경기침체에 합리적 소비를 원하는 가족 단위 고객들을 끌어들이며 실적을 높였다. 특히 고객들에게 고품질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 전시회, 레고 팝업스토어 등을 적극적으로 개최하면서 질 좋은 여가를 보내고 싶은 이들을 확보했다. 여기에 서울 근교 일부 점포들은 외국인 관광객까지 흡수하면서 새로운 K-관광지로 떠올랐다. 신세계·롯데·현대 다 ‘분위기 좋음’신세계사이먼·롯데아울렛·현대아울렛 등 아울렛 주요 3사는 지난해 모두 긍정적인 사업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을 운영하는 신세계사이먼은 입차대수(점포에 들어온 총 차량 수)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신세계는 방문객을 모두 산출하지 못하는 탓에 입차대수를 통해 방문객 규모를 유추한다. 지난해 신세계의 입차대수(전체 점포)는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2024년 9월 리뉴얼을 마친 부산점의 경우 전년 대비 10% 늘었다. 부·울·경의 새로운 쇼핑 중심지로 올라선 결과다.

롯데아울렛 역시 프리미엄 아울렛에 대한 높은 수요에 힘입어 2025년 기준으로 매출과 구매 객수 모두 전년 대비 10%가량 늘었다. 특히 동부산점은 비수도권 아울렛 최초로 지난해 매출 8000억원을 돌파했다. 박상우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아울렛은 프리미엄 아울렛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도심 근교 아울렛에서 쇼핑과 휴식을 즐기는 고객들을 위해 롯데에서만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울렛 수치도 비슷하다. 전체 점포의 2025년 매출은 전년 대비 7.2% 늘었다. 매출이 가장 높은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김포점에서는 외국인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2025년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60% 늘었다.
'경기침체·트렌드 변화'에 노 젓는다…아울렛2.0 시대 진입
잘되는 이유는 가지각색
신세계 ‘브랜드’·롯데 ‘접근성’·현대 ‘K-관광’
아울렛 중에서도 실적이 좋은 점포는 세 군데다. 신세계는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이다. 여주는 전국 점포 가운데 매출 1위 점포이기도 하다.

롯데는 수도권이 아닌 동부산 프리미엄 아울렛의 성과가 좋다. 업계 2위다. 뒤를 이어 현대에서는 ‘김현아’로 불리는 김포 프리미엄 아울렛이 대표 점포로 꼽힌다.

각각의 점포가 잘되는 이유는 다르다. 우선 여주의 강점은 ‘브랜드 경쟁력’이다. 여주는 국내 아울렛 중 유일하게 아울렛 3대 명품 브랜드인 ‘구찌, 프라다, 버버리’가 모두 입점했다. 이외에도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생로랑, 지방시, 페라가모, 로에베, 몽클레르 등 주요 명품을 확보했다. 로로피아나, 룰루레몬 등 단독 입점 브랜드도 25개다.

롯데 동부산점은 비수도권의 한계를 넘었다는 평가를 받는 유일한 점포다. 지난해 연매출은 8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비수도권 아울렛 가운데 최초이며 업계 1위 점포인 신세계의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 근접한 수치다. 동부산점은 2024년 11년 만의 리뉴얼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보강했다. 부·울·경을 넘어 영남 지역 전체 쇼핑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현대는 외국인 관광객을 흡수해 좋은 성과를 냈다. 공항 인근에 자리 잡은 입지 경쟁력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김포 아울렛 전체 매출 가운데 외국인이 차지한 비중은 2022년 2.5%에서 지난해 10% 이상으로 확대됐다. 고객 10명 가운데 1명은 외국인이다.

특히 현대는 경쟁사와 달리 도심형 아울렛의 성과도 좋다. 현재 아울렛 업계는 브랜드가 많고 면적이 넓은 프리미엄 아울렛의 성과는 좋지만 일반 도심형 아울렛 매출은 꾸준히 하락하는 상황이다. 반면 현대는 동대문점의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다. 현대아울렛 관계자는 “동대문점은 외국인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상권에 있어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는 관광 수요를 잡기 위해 지난해 2월 동대문점 2층 전체를 ‘서울 에디션(SEOUL EDITION)’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공통점도 있다
‘고물가·콘텐츠·시설 투자’
공통점도 있다. 고물가로 인해 할인 가격을 선호하는 쇼핑 트렌드가 영향을 미쳤다. 아울렛은 불황형 소비의 최대 수혜 채널이다. 이 같은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 미국 아울렛 티제이맥스(TJ Maxx)의 모회사인 TJX의 주가는 2022년 60달러대에서 최근 150달러대까지 상승했다. 아울렛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면서 모회사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단순한 구매 채널에서 장시간 체류가 가능한 체험 채널로 이미지가 달라진 것도 한몫했다. 업계가 쇼핑 외에도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한 결과다. 신세계사이먼이 지난해 여주·시흥점에서 야외 조각 전시 페스타를 연 것이 대표적이다. 조각 예술의 대중화와 일상 속 예술 경험 확산을 목표로 쇼핑 나들이를 온 고객이 야외에서 수준 높은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

파주·여주점에서는 레고 F1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부산점에서는 세계적인 공연 ‘태양의서커스 쿠자(KOOZA)’와 손잡고 단독 오프라인 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롯데는 동부산점, 김해점, 의왕점 등에서 ‘프린세스 티니핑 파티’, 캠핑 시즌을 겨냥해 진행한 의왕점 ‘쿠키런 쿠키캠프’, 영화 ‘위키드’ 콘셉트와 연계해 시즌성 이벤트로 파주점, 김해점에서 진행한 ‘위키드 크리스마스 축제’ 등을 진행했다. 수도권 점포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기흥점은 아웃도어 4대 브랜드와의 전략적 협업으로 ‘아웃도어 뉴 컨셉 스토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아울렛도 고객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현대는 레고 체험존, 어린이 놀이터 등 다양한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현대아울렛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점은 점포 주변을 약 2만㎡(6000여 평) 규모의 생태공원으로 만들었다. 김포점은 내부에 산책 공간을 마련했다. 현대는 아울렛에 조경이나 공원 등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설을 개선한 점이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신세계와 현대는 실내 쇼핑 공간을 추가 확보했다. 야외 매장이 많은 교외 아울렛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결정이다. 야외 매장이 많으면 날씨에 따라 방문객 수가 달라진다. 이에 아울렛들은 혹한·혹서기에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공간 현신을 시도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4월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의 실내 쇼핑 공간 ‘더에스몰’을 만들었고, 현대는 김포점과 송도점에 지난해 전층 고객 복도에 접이식 문인 폴딩도어와 냉난방시스템(EHP)을 설치했다. 교외 아울렛 전층에 걸쳐 폴딩도어와 냉난방 설비를 설치한 건 글로벌 아울렛을 통틀어 현대가 처음이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