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리 기업의 핵심 수출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까지 고율 관세 적용 가능성을 시사하자 정부는 대만 사례를 참고한 협상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18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용범 정책실장은 산업통상부로부터 미국의 반도체 관세 조치와 관련한 보고를 받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통상 협의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가 현지에서 반도체 포고령이 발표되자 체류 일정을 연장해 상황 파악에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포고령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첨단 컴퓨팅 칩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엔비디아와 AMD의 고성능 인공지능(AI)칩이 우선 대상이지만 적용 범위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며 메모리 반도체 기업도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지난 16일(현지시간)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하라”고 언급한 점도 부담 요인이다.
청와대는 아직 메모리 반도체가 명시적 대상은 아니라면서도 2단계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미국과의 통상 협상 당시 반도체 관세는 ‘타국에 비해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원칙적인 합의한 만큼 대만과의 관세 협의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한국에 불리하지 않는 조건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대미(對美) 투자 규모와 생산능력에서 대만보다 열세인 만큼 치밀한 협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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