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액세서리 중심으로 명품 수요 증가
베인앤드컴퍼니 “명품은 침체기지만 주얼리 달라
초고가 제품 선호도 높아지며 꾸준히 강세”
주요 기업들의 실적도 마찬가지지만 스위스 명품 그룹인 리치몬트(까르띠에 운영)는 예외다. 최근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주얼리 브랜드가 성장한 결과다. 다른 명품 카테고리보다 더 ‘예술품’으로 인정받으면서 주얼리만 살아남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사상 최고 매출 갈아치운 리치몬트리치몬트그룹이 지난 1월 15일 2026 회계연도 3분기(2025년 10~12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63억9900만 유로(약 11조원)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증권가의 컨센서스인 62억8000만 유로를 뛰어넘었다. 지역별로는 △유럽 8% △아시아 6% △미국 14% △일본 17% △중동·아프리카 20% 등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번 실적의 핵심은 ‘주얼리’다. 주얼리 사업 매출은 47억8500만 유로로 전년 대비 14% 늘어나며 전체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피아제, 예거 르쿨트르, 바쉐론 콘스탄틴, 파네라이 등이 있는 시계 사업부문도 전년 대비 7% 성장한 8억7200만 유로를 기록했다.
회사는 “4대 주얼리 브랜드로 불리는 부첼라티, 까르띠에, 반클리프 아펠, 베르니에 등이 모두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리치몬트 실적은 주얼리 중심으로 명품산업이 재편되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주얼리 사업부문은 미국 관세, 환율 변동, 금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부정적 요인에도 호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주얼리에 대한 강력한 글로벌 수요를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주얼리 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리치몬트 그룹이 자사 브랜드를 통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가방 인기 없고, 주얼리만 살아남는 시대명품 소비가 주얼리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업계 1위 LVMH 실적을 통해 드러난다. 올해 LVMH 1~3분기 누적 매출은 580억9000만 유로다. 전년 대비 4% 감소한 수치다. 특히 패션 및 가죽제품 부문은 전년 대비 8% 감소한 276억1100만 유로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LVMH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동일비중’으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등 주요 시장의 회복세가 더디고 명품 수요가 정점에 달했다는 게 그 이유다. LVMH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패션 및 가죽 제품 부문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이런 가운데 주얼리는 유일하게 전망이 긍정적인 분야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세계 명품 시장은 불안정과 혼란으로 침체기에 접어들었지만 주얼리는 다르다”며 “특히 초고가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며 꾸준히 강세”라고 설명했다. 고가의 주얼리 제품이 전체 명품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 주얼리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주얼리는 핵심 명품 카테고리 내에서 가장 안정적인 부문이 됐다”며 “소비자의 관심이 떨어지며 전년 대비 5~7% 감소세를 보이는 럭셔리 시계 카테고리 등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좋다”고 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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