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 인터뷰
베스트애널리스트가 말하는
투자성향별 ETF 투자 조합

박승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 이승재 기자
박승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 이승재 기자
코스피 5000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해처럼 시장 전체가 함께 오르는 ‘베타(Beta) 장세’의 탄력이 둔화할 시점이다. 아직 큰 수익을 보지 못한 투자자들은 더 깊은 FOMO에 휩싸인다. 종목 선별이 부담스러워 ETF로 눈을 돌려도 고민은 끝나지 않는다. 국내 상장된 ETF만 1058개. 지수에 투자할지 테마에 투자할지, 테마에 투자한다면 어떤 산업에 베팅할지 선택의 기로에 선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지수보다는 ‘테마형’ ETF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 정책 모멘텀과 산업 혁신이 교차하는 지점을 선점하는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하반기 한경비즈니스 베스트애널리스트에 오른 박승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수익률을 위해 가장 우선순위에 둬야 할 종목은 ‘테마형’”이라며 “특정 산업 성장과 정책 모멘텀에 따라 종목별 수익률 격차가 벌어지는 차별화 장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AI 기반의 생산성 혁신, 글로벌 국방력 강화, 에너지 전환 등 메가트렌드가 지수 수익률을 압도하는 동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략적 판단은 2026년 글로벌 금융시장을 둘러싼 시장 변수들과도 맞닿아 있다. 그가 꼽은 상반기 최대 변수는 미국의 정책 변화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가 지지율 회복을 위해 성장과 물가안정을 동시에 겨냥한 부양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공격형 투자자, ETF 꿀조합은 지수+우주"[ETF 300조시대④]
지난해 시행된 식품 관세 면제를 시작으로 ‘구매력 회복’을 위한 정책적 조정이 확대될 경우 시장은 다시 한번 정부 주도의 유동성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미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환경도 테마 장세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그는 “고용시장의 둔화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불안이 완화되면서 금리인하 기대가 재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추천한 ETF 테마는 전력인프라와 우주항공이다. 그는 “전력 인프라는 AI 생태계에 얽힌 후발 주자들까지 유입되는 과정에서 모멘텀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력인프라 추천 종목은 국내 AI전력 핵심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AI전력핵심설비’, 미국 AI전력 인프라 핵심 기업 중 원전 기업 비중을 높인 ‘SOL 미국 AI전력인프라’, 미국 전력인프라 대표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를 꼽았다.

그는 “전력망 확충과 관련된 은, 구리 및 우라늄 등 핵심 원자재 관련 ETF도 포트폴리오의 수익성을 높여줄 핵심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우주항공 추천 종목은 국내 우주항공 기업에 투자하는 ‘PLUS 우주항공&UAM’과 국내 상장된 해외 ETF인 ‘1Q 미국우주항공테크’를 꼽았다. 미국 상장 ETF는 아크인베스트가 운용하는 ‘ARKX’와 ‘프로큐어 우주ETF(UFO)’를 추천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마지막으로 투자자 성향별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수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격형 투자자에게는 나스닥100 또는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함께 우주항공 테마 ETF 조합을 추천했다. 증시 주도주가 이끄는 지수의 안정성과 테마의 폭발력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조합이다.

변동성 관리가 우선인 수비형 투자자에게는 S&P500을 추종하는 ETF와 유틸리티 테마 ETF 조합을 제시했다. 글로벌 대표 지수를 통해 실적 모멘텀 확산의 과실을 누리면서 전통적인 경기 방어 성격을 지닌 유틸리티 섹터로 하방 위험을 줄이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 유틸리티 섹터는 단순 방어주를 넘어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라는 구조적 성장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성장주로 떠올랐다.

장기 투자와 복리 효과를 중시하는 연금형 투자자에게는 배당주 ETF와 국내 인프라 테마의 조합이 제시됐다. 국내 배당주 ETF는 배당 확대 정책과 주주환원 기조 강화라는 정책 모멘텀과 맞물려 재조명되고 있다. 여기에 도로·에너지·전력망 등 국내 인프라 테마를 더해 운영 수익 기반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단기 수익률보다는 꾸준한 배당과 재투자를 통한 복리 효과를 노리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포트폴리오”라며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