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소비 변화에 몸집 커진 중고 시장
한때 틈새시장으로 여겨졌던 중고 패션 시장이 전 세계 Z세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새 제품 대신 중고 제품을 안정적인 소비 대안으로 선택하는 흐름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현지 시각)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많은 소비자, 특히 Z세대에게 중고품 쇼핑이 첫 번째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며 “중고 패션 및 명품 시장의 빠른 성장세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 오퍼업이 글로벌데이터와 협력해 발표한 ‘2025 리커머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Z세대 쇼핑객의 54%가 중고 제품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44%)보다 10%P 높은 수치다.

또 해리스폴이 2024년 실시한 조사에서는 미국 Z세대의 63%가 중고 의류 및 액세서리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미국 성인 전체 평균(47%)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 규모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와 베스티에르 콜렉티브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중고 패션 및 명품 시장 규모는 2100억~2200억 달러(약 308조~323조원)로 추산됐다. 해당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 2030년에는 3200억~3600억 달러(약 470조~52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10%로, 신제품 시장보다 약 3배 빠른 속도다.

보고서는 소비자 78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함께 제시했다. 응답자는 옷장에 있는 아이템 가운데 약 28%가 중고로 구매한 제품이라고 답했다. 이는 2020년 21%, 2022년 25%에서 꾸준히 증가한 수치다. 품목별로는 핸드백(40%)과 의류(30%)의 중고품 비중이 높았다.

중고 제품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가격 경쟁력이 꼽혔다. 응답자의 약 80%가 가격을 구매 동기로 지목했으며, 단종 모델이나 희소 제품을 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언급됐다. 절반 이상은 저가의 새 제품을 구매하기보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고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패션 업계 전망에서도 확인된다. 패션 전문지 비즈니스 오브 패션(BoF)과 맥킨지의 지난해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고 패션 및 명품 시장은 2027년까지 새제품 시장보다 2~3배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는 온라인 재판매 시장 확대가 지목됐다.

실제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는 2024년 중고 거래 지출의 88%를 차지했다. 이베이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약 82%가 지난해 12월 연휴 시즌에 전년보다 중고품에 더 많은 돈을 쓸 계획이라고 답했다.

BI는 “중고 쇼핑은 지난해 특히 인기를 끌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도 미국 내 중고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수입품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중고품 구매와 같은 보다 안정적인 선택지로 눈을 돌렸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심리와 중고 거래 플랫폼의 확산이 맞물리며 시장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