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여러 투자자 접촉, 아일릿 카피 문제 제기 등 '중대한 위반' 아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024년 5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솔 한국경제신문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024년 5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솔 한국경제신문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현 오케이 레코즈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260억 원대 민사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12일 오전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에서 “하이브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 비용은 하이브가 부담한다. 또한 민희진의 풋옵션 행사는 정당하며 255억원 상당의 금액을 지급하라”라고 판결했다.

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에 대해서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동일한 계약의 효력을 다루는 두 사건을 병행 심리했다.

이번 소송은 2024년 11월 민 전 대표가 하이브에 어도어 주식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진행되기 시작했다. 하이브는 이에 앞서 민 전 대표가 뉴진스와 어도어를 사유화하려 했다는 일명 ‘탬퍼링’ 의혹을 제기하며 민 전 대표를 어도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주주 간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기존 계약상 민 전 대표의 풋옵션 행사 시 어도어의 직전 2개 연도 평균 영업이익에 13배를 곱한 금액에서 자신이 보유한 어도어 지분율의 75%를 하이브로부터 받을 수 있다. 지난 어도어 실적과 민 전 대표의 지분율을 계산하면 그가 풋 옵션을 행사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약 260억원에 달한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신뢰 관계를 파괴하는 중대한 위반을 저질러 2024년 7월 이미 계약이 해지됐으며, 풋옵션 권리도 소멸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 전 대표 측은 뉴진스 멤버들이 어도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건 11월 말로, 그 이후를 계약해지 시점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하이브 주장과 달리 민 전 대표가 중대한 주주 간 계약을 위반한 사항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 측이 여러 투자자를 접촉하며 어도어 독립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는 하이브의 동의를 가정한 방안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문제를 제기한 점, 하이브의 뉴진스 음반 밀어내기 권유을 폭로한 점 외에 여론전 및 소송 준비 등에 대해서도 주주 간 계약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