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 고용이 이끈 서비스업 고용 확장세는 고용의 질이 약해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1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 수가 13만 명을 기록하면서 시장 예상 7만 명을 크게 상회했다. 이는 2024년 12월에 23만7000명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이다. 서비스업 고용이 13만6000명 증가했는데 교육·의료산업의 고용자 수가 13만7000명 증가하면서 서비스 고용 확장세를 주도했다. 의료산업의 고용이 12만4000명 증가했는데 이 안에서는 의료(Health Care)와 복지(Social Assistance)가 각각 8만1000명과 4만2000명의 고용이 증가했다. 의료 부문의 고용자 수가 복지에 비해 3배 이상 많다는 걸 감안하면 복지 부문의 고용 확장세가 강했다.
복지 부문은 비교적 진입장벽이 높지 않고 임금도 낮은 편이다. 한창 경제활동을 하는 핵심연령층(25~54세)의 경제활동참가율이 84.06%로 2001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실업률이 전월 4.375%에서 4.283%로 낮아진 걸 보면 사람들은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으며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마다하지 않고 있을 것이다.
해고가 많지는 않지만 채용도 많지 않아 한 번 실업 상태에 빠진 사람이 실업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현실이라 더 이상 실업 상태에 머물 수 없는 사람들이 눈높이를 낮춰 취업이 비교적 용이한 산업에서 취업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고임금 서비스업 고용 부문은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부양 효과와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충격이 혼재한다.
전문·사업 서비스 산업의 고용이 3만4000명 늘면서 오랜만에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정보와 금융서비스 등 다른 고임금 서비스의 일자리는 감소했다. 정보, 금융, 전문·사업서비스 등 고임금 서비스업 일자리는 2023년부터 증가한 달이 거의 없었는데 팬데믹 시기에 크게 증가했던 일자리의 자연 감소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2023년은 대중화된 AI 모델이 보급되는 초기여서 주요 AI 모델의 기능이 사람을 대체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래서 당시 고용 감소는 AI의 충격이라기보다는 통화긴축의 영향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반대로 기준금리를 낮춘 작년 9월 이후에 조금씩 고임금 서비스업의 고용이 증가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실업률이 최근 2개월 사이에 0.253%포인트(p)나 하락했다는 사실과 함께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미국 중앙은행(Fed) 인사들에게 고무적일 것이다. 그러나 AI의 영향을 직접 받는 정보 서비스업의 고용 감소세가 가속되는 모습은 AI 충격이 다른 분야로 확산됐을 때 미칠 영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
AI 충격보다 더 크고 선명한 것은 정부 고용 충격이다. 정부 고용은 전월 대비 4.2만 명 감소했다. 트럼프 정부 들어 연방정부 고용은 32.4만 명 감소했다. 작년에 AI로 인한 충격이 월간 0.5만 명에서 1만 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보다 훨씬 분명하고 강한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주정부 고용도 트럼프 정부 들어 교육 부문을 중심으로 7.2만 명 감소했다.
문제는 감소세가 둔화되는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최근 인사관리처(OPM)는 연방정부에서 정책 결정과 기밀 업무에 관여하는 고위 경력직 공무원을 스케줄 P/C(Policy/Career)라는 직군으로 분류했다. 이 조치는 고위 경력직 공무원들의 신분 보장 혜택을 없애 징계와 해고를 용이하게 하는데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이 5만 명으로 추산된다. 3월 8일부터 공식 발효될 예정이라 연방정부의 고용 축소는 지속될 전망이다.
관건은 제조업 고용 확장세가 이어지는지다. 생산업 고용이 전월 대비 3만6000명 증가했는데 건설업이 3만3000명 늘면서 생산업 고용 증가세를 이끌었고 제조업 고용도 전월 대비 5000명 증가하면서 2024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백악관은 제조업 고용이 늘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제조업 고용이 증가세로 전환된 건 14개월 만이지만 최근에 고용 감소세가 잦아들고 있었다. 작년 중반에 대규모 감세/지출(OBBB) 법안이 통과된 영향일 수 있는데 고용의 질이 높은 제조업 고용이 완연한 증가 추세로 전환한다면 고용 기반을 탄탄하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를 만들 것이다. 3월 6일에 나오는 2월 고용보고서에서는 가계 대상 조사가 수정될 예정이다. 순이민자 증가폭이 낮아진 인구통계국의 인구추계치를 반영해 취업자 수를 약 100만 명 하향 조정할 전망이다.
김일혁 KB증권 애널리스트
2025 하반기 글로벌 투자전략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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