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트댄스의 AI로 만든 '15초 영상' 확산

로우리 로빈슨 감독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톰 크루즈·브래드 피트의 격투 영상. 시댄스 2.0으로 만든 AI 영상이라고 밝혔다./X(구 트위터)
로우리 로빈슨 감독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톰 크루즈·브래드 피트의 격투 영상. 시댄스 2.0으로 만든 AI 영상이라고 밝혔다./X(구 트위터)
AI가 구현한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의 난투극 영상이 확산되면서, 할리우드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이 영상이 중국의 AI모델을 활용해 단 두 줄의 명령어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할리우드는 성명을 내고 법적 절차를 예고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3일 영화감독 로우리 로빈슨은 소셜미디어에 15초짜리 영상을 게시했다. 아일랜드 출신 감독인 그가 공유한 영상에는 건물 옥상 위에서 크루즈와 피트가 주먹을 휘두르며 싸우는 장면이 담겼다. 두 배우의 목소리로 대사까지 나온다. 감독은 이 영상이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지난 7일 출시한 AI 생성 모델 시댄스 2.0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데드풀&울버린’, ‘좀비랜드’ 등을 쓴 할리우드 각본가 레트 리스는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이런 말을 하기 싫지만, 우리는 아마 끝일 것 같다”고 썼다. 이어서 그는 “머지않아 한 사람이 컴퓨터 앞에 앉아, 지금 할리우드가 내놓는 영화와 구분이 되지 않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물론 그 사람이 실력이 없다면 형편없는 결과물이 나오겠지만, 만약 크리스토퍼 놀런 같은 재능과 안목을 갖춘 사람이라면, 그 결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우리 로빈슨 감독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톰 크루즈·브래드 피트의 격투 영상. 시댄스 2.0으로 만든 AI 영상이라고 밝혔다./X(구 트위터)
로우리 로빈슨 감독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톰 크루즈·브래드 피트의 격투 영상. 시댄스 2.0으로 만든 AI 영상이라고 밝혔다./X(구 트위터)
미국의 주요 영화 스튜디오와 OTT를 대표하는 미국영화협회(MPA)는 이 모델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즉각 반발했다. MPA의 회장이자 CEO인 찰스 리브킨은 “중국 AI 서비스 시댄스 2.0은 단 하루 만에 미국 저작권 보호 작품을 대규모로 무단 사용했다”며 “침해를 막기 위한 실질적 안전장치 없이 서비스를 출시한 것은,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수백만 미국인의 일자리를 떠받치는 저작권법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디즈니도 바이트댄스에 중지 요구 서한을 보내 시댄스가 ‘스타워즈’와 ‘마블’ 등 자사 지식재산권(IP)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배우노조 SAG-AFTRA도 “노골적인 저작권 침해”라며 바이트댄스를 규탄했다. 노조는 “이 침해에는 우리 조합원들의 목소리와 초상에 대한 무단 사용이 포함돼 있다.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인간 배우들이 생계를 유지할 능력을 약화시킨다”며 “시댄스 2.0은 법과 윤리, 업계 기준, 기본적인 동의 원칙을 무시하고 있다. 책임 있는 AI 개발에는 책임이 수반돼야 하지만, 여기에는 그런 요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성명을 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