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전세계 수입품에 10%의 세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고 소셜 미디어에서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기자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역법 122조를 이용해 글로벌 관세 10%를 추가하는 내용에 오늘 서명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무역법 122조는 '대규모이고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에 대응하기 위해 교역 대상국가에 최대 15%의 '수입부가세'(import surcharge)를 매기고 수입 쿼터를 부과할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한다. 다만 이러한 조치는 150일 동안만 유효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조치가 "약 5개월간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약 5개월 동안 다른 국가들에 공정한 관세, 즉 관세 기간을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원하는 대로 할 권리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부과할 예정이다. 아마도 3일 후부터일 것”이라고 전했다.
의회의 동의가 있을 경우 150일을 넘어서는 관세 부과도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이런 난관을 넘어서기 위해 의회와 협조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상원과 하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으나 과반을 크게 넘기지 못한 상태다. 공화당원 중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비판론이 적지 않다.
따라서 이탈자가 나올 것을 감안하면 의회 통과를 시도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강력한 관세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국가를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IEEPA 관세를 활용해 다른 나라와 체결한 무역 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냐는 질문에 "다수는 유효하다. 일부는 유효하지 않을 텐데 그런 것은 다른 관세로 대체하겠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의 무역 적자 해소와 국내 제조업 부흥을 명분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 관세 정책을 펼쳐 왔다.
대법원은 이날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 관세 부과 권한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9명 가운데 '위법' 6명, '합법' 3명으로 의견이 나뉘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IEEPA가 대통령에게 수입을 "규제"(regulate)할 권한을 부여하기 때문에 규제의 일종인 관세 부과가 정당하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엄청난 무역적자를 이유로 국가적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부과한 10%의 기본관세에 더해 국가별로 차등세율로 매긴 상호관세는 법적 기반이 붕괴하며 무효화하게 됐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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