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내 '어드민 나이트' 게시글 갈무리
틱톡 내 '어드민 나이트' 게시글 갈무리
최근 글로벌 젊은층 사이에서 친구들과 모여 밀린 업무를 함께 처리하는 ‘어드민 나이트(Admin Night·행정 업무의 밤)’ 모임이 주목받고 있다. 술자리 대신 생산성을 택한 새로운 사교 트렌드다.

‘어드민 나이트’는 일을 미루는 습관이 있는 친구들이 정기적으로 한 공간에 모여 각자의 과제를 처리하는 모임을 뜻한다. CNN은 이를 “서로에게 책임감 부여해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도록 독려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여기서 말하는 ‘행정 업무’는 거창한 프로젝트가 아니다. 약속 일정 잡기, 이메일 답장, 공과금 납부, 구독 취소, 예산 정리, 휴대폰 사진 정리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는 생활 관리 업무가 포함된다. 작지만 방치하면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일들이다.

해당 용어는 저널리스트 크리스 콜린이 월스트리트 저널 칼럼에서 처음 사용하며 확산했다. 그는 "끝없이 쌓이는 자잘한 업무가 우리를 화면 속에 가두고 고립감을 키운다"며 집이나 카페 등에 모여 함께 처리하는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핵심은 혼자 미루기보다 함께 시작해 단조로운 일들이 덜 지루하게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후 ‘어드민 나이트’는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SNS에는 친구들과 노트북을 펼쳐 각자의 업무를 처리하는 인증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며 공감을 얻고 있다. 일부 인기 콘텐츠는 조회 수 100만 회를 넘겼다.

틱톡 인플루언서 벤자민 칩먼은 “지난해 7월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친구와 동네 펍에서 만나 대학생시절 기획했던 시나리오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자리에서 친구는 자기계발 과제와 이메일 정리, 이력서 업데이트를 병행한다.

그는 “이 시간이 인생을 바꿨다”며 “본업 외에 다른 일을 하고 싶거나 시대 흐름을 앞서나가고 싶다면 반드시 시간을 따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 현상에 주목한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상담심리학 교수 즈비 벨린 박사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흔히 겪는 어려움은 바로 시작하는 것”이라며 “일단 시작하면 추진력이 생겨 지속이 더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이는 심리학에서 ‘바디 더블링’이라 불리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다른 사람과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집중력과 책임감이 강화돼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개념이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