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제공
국세청 제공
국세청이 호화 생활을 누리면서도 세금 납부를 회피해온 고액 체납자들을 상대로 강도 높은 현장 수색을 벌여 거액의 현금과 현물을 확보했다.

26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범한 ‘고액체납자 추적 특별기동반’은 최근까지 체납자 124명을 추적해 현금 13억 원과 현물 68억 원 등 총 81억 원 상당의 자산을 압류했다.

이번 수색 과정에서는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기상천외한 은닉 수법들이 대거 적발됐다.

부동산 양도소득세 수십억 원을 체납한 A씨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동반이 경찰 협조를 얻어 A씨 전 배우자의 집 문을 열자 가족들이 몸으로 막아서 저항했다.

그 사이 A씨의 딸이 출근을 핑계로 가방을 메고 나가려다 덜미가 잡혔다. 실랑이 끝에 버리고 간 가방 안에서는 5만원권 현금다발 1억 원이 쏟아져 나왔다.

국세청은 집 안 곳곳에 숨겨둔 6000만 원을 더해 총 1억 6000만 원을 현장에서 압류했다.

부산 부유층 밀집 지역에 거주하며 호화생활을 하던 종합소득세 체납자 B씨는 ‘현금 김치통’이 발견됐다.

화장실 세면대 아래 수납장에 숨겨진 김치통 안에는 5만원권 뭉치가 가득했다. 기동반은 현장에서 2억 원을 압류했고 압박을 느낀 B씨는 결국 나머지 체납액을 포함해 총 5억 원을 완납했다.
서비스 업체 기사 방문 시간에 맞춰 급습한 C씨의 집 드레스룸에서는 비닐봉지에 담긴 현금과 고가 시계, 금 54돈 등이 발견됐다. C씨는 “왜 비상금을 가져가냐”며 항변했지만 소용없었다.

서초구 아파트 매각 후 양도세를 내지 않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을 수백 차례 인출했던 D씨는 집에서는 7시간의 대치 끝에 집안 곳곳에 숨겨진 현금 1억 1000만 원이 확인됐다.

국세청 박해영 징세법무국장은 “압류한 현금은 체납액에 충당하고, 압류 물품은 공매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해 신속한 현장수색을 실시해 조세정의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