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장 마감 후 신한은행 본점 현황판 사진. 사진=신한은행
3일 장 마감 후 신한은행 본점 현황판 사진. 사진=신한은행
3일 국내 증시는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라는 거대한 파도에 전 거래일보다 452.22포인트(7.24%) 급락한 5,791.91로 장을 마쳤다. 6,000선이 무너진 것은 물론, 지난달 20일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특히 이날 기록한 452.22포인트라는 낙폭은 한국 증시 역사상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하락률은 비율, 하락폭은 ‘덩치’의 차이장 마감 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과거 9·11 테러나 금융위기 때는 10% 넘게 빠지기도 했는데, 왜 이날이 역대 최대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는 지수의 ‘비율’과 ‘절대 수치’ 사이의 차이를 간과한 데서 오는 오해다.

이날 코스피가 기록한 7.24%라는 하락률 자체는 숫자만 놓고 보면 역대 최고치는 아니다. 2001년 9·11 테러 직후에는 -12.02%라는 유례없는 폭락이 있었고, 2000년 IT 버블 붕괴 당시에도 -11.63%라는 기록적인 하락률이 나타난 바 있다. 2008년 10월 16일 글로벌 금융위기(-9.44%)와 2008년 10월 24일(-10.57%)도 10% 내외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비교적 최근인 2024년 8월 5일 미국발 R의 공포로 불거진 ‘블랙 먼데이’ 당시에도 지수는 –8.77%나 빠졌다.

그러나 지수가 실제로 빠진 수치인 ‘하락폭(포인트)’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날 기록한 452.22포인트 하락은 역대 1위다. 이는 불과 한 달 전인 올해 2월 2일, '워시 쇼크'로 기록했던 역대 최대 하락폭인 274.69포인트(-5.26%)를 무려 170포인트 이상 경신한 수치다. 과거 2024년 8월 5일 ‘미국발 R의 공포’ 당시 지수가 234.64포인트(-8.77%) 하락했던 것이나, 올해 2월 5일 기록된 207.53포인트(-3.86%)의 낙폭보다 크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코스피의 ‘몸집’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9·11 테러 당시에는 12%가 넘는 폭락에도 실제 지수 하락폭은 60포인트 수준에 불과했다. 당시 지수 자체가 워낙 낮았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2,000선에 머물면 10%가 폭락해도 200포인트 내외가 사라졌다.

하지만 지수가 6,000선에 도달한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이제는 7%만 빠져도 과거 12% 폭락 때보다 실질적인 하락 압력이 약 7.7배나 강해진다. 6,000선을 넘나드는 덩치 큰 시장에서 발생한 7.24%의 하락은 결국 452포인트라는 기록적인 낙폭으로 이어진 셈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