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월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3월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 상승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정유업계의 가격 담합과 폭리 행위에 대해 전방위 경고에 나섰다.

경제·법무 당국이 잇따라 강경 발언을 내놓으면서 유가를 둘러싼 시장 단속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6일 재경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주유소를 찾아 석유류 가격, 수급 상황에 관한 의견을 듣고 석유관리원과 휘발유·경유 품질검사, 정량 판매 여부를 점검했다.

구 부총리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틈타 무분별하게 가격을 올리는 파렴치한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과도한 가격 인상이나 품질을 속이는 행위, 담합이나 매점매석 같은 불법 행위에는 예외 없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구 부총리는 "지금 중동 상황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지만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차분하게 대응해 함께 이겨내자"고 당부했다.

정부는 국제 에너지 시장과 국내 석유류 가격·수급 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한편, 범부처 '석유시장점검단'을 가동해 과도한 가격 인상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필요할 경우 석유사업법에 따라 석유 판매 가격 최고액 지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법무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6일 유가 담합 행위를 '반사회적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대검찰청에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법무부는 "최근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국제 유가 상승을 빌미로 담합 등 불공정거래로 폭리를 취하려는 시장 교란 행위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특히 ▲물가 파급력이 큰 유류 담합과 사재기 ▲가짜뉴스를 이용한 부정거래와 불법 공매도 ▲중동 상황을 악용한 '테마주' 주가 조작 등 자본시장 교란 행위를 ‘중대 범죄’의 사례로 제시하고 모든 법 집행 수단을 동원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3월 6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류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최혁 한국경제신문 기자
3월 6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류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최혁 한국경제신문 기자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국제 유가 상승 우려와 관련해 국내 기름값 급등 현상을 지적하며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국내 수급에는 아직 실질적 영향이 없는 상태"라며 "그런데 갑자기 휘발유 소비자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점매석하거나 불합리한 폭리를 취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중동 상황이 금융·에너지·실물경제 등 핵심 민생 영역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도 "담합 가격 조작은 대국민 중대 범죄"라며 "그 대가가 얼마나 큰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