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단순히 무기를 파는 단계를 넘어 ‘K-디펜스’라는 하나의 거대한 산업 생태계를 전 세계에 수출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제 정부는 현재 방산 수출의 낙수효과가 대기업에만 머물지 않고 우리 경제의 실핏줄인 중소·벤처기업에 고루 퍼질 수 있도록 방산 중소기업 전략적 육성 정책에 노력해야 한다. 특히 국산화 부품 개발 지원 사업을 통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는 튼튼한 사다리를 놓아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는 단순한 수주 계약을 넘어 대한민국 중소기업들이 수만 개의 정밀 부품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증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경제에 온기를 불어넣는 방산 민생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캐나다에 제안된 장보고-III(KSS-III)급 잠수함은 국산화율이 80%를 상회하는 기술 집약적 모델로 이는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수만 개의 정밀 부품 중 상당수가 국내 중소기업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과거 해외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리튬이온배터리 체계 공기불요추진체계(AIP) 저소음 추진 모터 및 고압 밸브 등의 핵심 기자재를 국내 강소기업들이 직접 공급하게 됨으로써 우리 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검증된 실적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적 낙수효과는 중소기업들이 단순히 대기업의 하청 구조에 머물지 않고,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공급망의 주역인 파트너로 성장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수주 성공 시 리튬전지 체계에서만 약 3조5000억원의 직접 매출이 예상되며 정밀 기계 및 선체 의장품 분야에서는 약 8조2000억원의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우리 중소기업들이 확보한 막대한 물량이 R&D 재투자로 이어지고, 다시 차세대 잠수함 기술 선점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여 대한민국이 진정한 ‘방산 기술 강국’으로 뿌리 내리는 토대가 된다.
경제적 낙수효과의 가장 직접적인 체감 지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의 활성화이다. 잠수함 건조는 일반 상선에 비해 수십 배 이상의 정밀 공정이 필요하며 이는 단위당 투입 인력이 3배 이상 필요한 고숙련 제조업의 정점이다. 이재명 정부는 이를 ‘방산의 민생화’로 정의하며, 거제와 울산 등 조선 산업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된 기자재 벨트의 중소 협력사들이 향후 10년 이상의 안정적인 조업 물량을 확보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근 데이터 전망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의 국내 생산 유발 효과는 최소 40조 원에 달하며 약 2만 명 이상의 직접적인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KPMG의 기준에 따르면 연인원 누적 고용 창출 효과는 2040년까지 약 2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일자리 창출은 숙련 기술 인력의 이탈을 막고 청년층의 제조업 유입을 촉진하여 인구 감소와 산업 침체로 위기를 겪던 지방 도시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사회경제적 치유책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캐나다 사업의 핵심 전략은 도입 비용보다 유지·보수·정비(MRO) 비용이 훨씬 큰 라이프사이클형 프로젝트라는 점에 있다. 이는 국내 중소기업들에 일시적인 수주를 넘어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은 장기적인 매출원을 제공한다. 향후 30년간 약 40조원 규모의 MRO 시장이 열리게 되면 중소 기자재 업체들은 매년 약 1조원 이상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어 경기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기초 체력을 다질 수 있다.
또한 캐나다 현지 정비 거점 구축 과정에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 동반 진출하게 됨으로써 북미 시장이라는 거대한 기회의 땅에 직접 발을 들이는 해외 진출의 고속도로가 마련된다. 이는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며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운영 영토를 전 세계 해양으로 확장하는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캐나다 잠수함 수주는 대한민국 산업 구조를 기술 고도화, 고용 안정화, 시장 글로벌화라는 세 가지 차원의 큰 의미가 있다. 잠수함 한 척에 들어가는 수만 개의 국산 부품은 우리 중소기업의 자부심이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이 거버넌스가 안착할 때 대한민국은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의 도약을 완수하게 될 것이다. 결국 K-방산의 성공은 기술의 승리인 동시에 그 기술이 만드는 경제적 온기를 국민 모두에게 고르게 전달하려는 소통과 정책의 승리로 기록될 것이다.
김홍유 경희대 교수(한국방위산업협회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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