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미 캘리포니아주 엘세군도에 정박해있는 유조선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봉쇄, 미 캘리포니아주 엘세군도에 정박해있는 유조선 사진=연합뉴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아시아 국가들의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업체들이 이번 전쟁의 최대 수혜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 전쟁에서 적어도 하나의 승자가 등장한다 : 미국의 천연가스 수출업체들’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중동산 가스 의존도를 낮추려는 한국, 일본, 대만의 수요가 미국으로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간 미국산 LNG는 높은 가격과 긴 운송 거리로 인해 대안 마련이 쉽지 않았으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안보가 최우선 과제가 되면서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패권‘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더그 버검 미 내무장관은 지난주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570억 달러(84조원) 규모의 에너지 계약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친구와 동맹에 에너지를 판매해 적국에서 구매하지 않아도 되게 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취임 첫날부터 시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패권 정책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WP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다년간의 LNG 공급을 포함한 여러 신규 에너지 계약을 맺었다는 발표가 지난주 있었다고 전했다.

지정학적 이점도 크다. 미국산 LNG는 중동보다 운송 시간은 더 걸리지만 이란의 위협이 도사리는 호르무즈 해협이나 분쟁 가능성이 높은 남중국해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강점이 있다.

이란의 카타르의 가스 생산 거점인 라스라판을 공격하자 셰니어와 벤처글로벌 등 미 대형 가스업체의 주가는 즉각 급등했다.

한편 셰니어와 벤처글로벌 등 수혜기업들이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후원자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벤처글로벌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에 맞춰 100만 달러(15억원)를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