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 거래 의혹 해소와 종교적 편향성 극복 과제 남아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사진=AFP·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사진=AFP·연합뉴스
최근 미국 워싱턴 정가의 가장 뜨거운 인물 중 한 명은 단연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이다. 트럼프 정부 체제에서 ‘전쟁부’로의 명칭 변경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그는 단순히 군대를 통솔하는 행정가를 넘어 자신을 영적 전쟁의 선두에 선 십자군 전사로 브랜딩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그는 전쟁부 기도회에서 무슬림 국가인 이란을 겨냥해 우리 병사들이 자비를 베풀 가치가 없는 자들을 향해 압도적인 폭력을 가하기를 기도한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를 간구했다.

이는 수십 년간 미군이 지켜온 종교와 정치의 분리라는 불문율을 정면으로 깨부수는 파격적인 행보다.

폭스뉴스 앵커 출신인 그는 대중이 무엇에 열광하고 어떤 이미지가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으며, 현재 이념적 선동과 종교적 서사를 결합해 국방 정책을 하나의 거대한 정치적 퍼포먼스로 연출하고 있다.

Appearance
슈트 속에 감춘 전투적 메시지 : 약장과 성조기가 완성하는 엘리트 전사의 초상


헤그세스의 외형적 이미지는 미디어 맞춤형 엘리트 전사 그 자체다. 그는 철저하게 계산된 비주얼 텔링을 구사하는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깔끔하게 뒤로 넘긴 포마드 헤어와 완벽한 핏의 다크 슈트다.

이란 정권을 향해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고 있다고 발표하는 연단이나 전쟁부라는 문구가 선명한 독수리 문장 앞에서 그는 주로 짙은 네이비 슈트에 선명한 사선 스트라이프 타이를 매치한다. 이는 전통적인 파워 드레싱 기법으로 보는 이에게 확고한 신뢰감과 강력한 지도력을 전달한다.

특히 그의 스타일에서 가장 핵심적인 브랜딩 요소는 왼쪽 가슴에 달린 약장과 미국 국기를 형상화한 포켓치프다.

약장은 그가 단순히 군 행정을 담당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실제 전장을 누볐던 참전 용사임을 증명하는 시각적 훈장이다. 이는 베트남 참전 용사 기념비 앞에서도 그가 그들과 같은 전우임을 상징하며 그의 강경한 발언들에 실전 경험자의 결단이라는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하는 장치다.

여기에 성조기 문양의 포켓치프를 더함으로써 애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를 시각적 극치로 끌어올린다. 이 포켓치프는 미국 국기라는 상징을 가장 직관적으로 시각화해 그의 브랜드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동시에 모든 행보가 미국을 위한 신성한 의무임을 정당화하고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강력한 도구로 활용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한 행사에서는 대통령의 상징색에 톤을 맞춘 타이를 매치해 충성심을 시각화하고 집무실에서 군종단 개혁을 논할 때는 과감히 넥타이를 풀어 헤쳐 관료주의를 타파하는 행동하는 리더의 이미지를 연출하는 등 상황에 따라 옷차림을 정교한 메시지 전달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월 23일(현지 시간) 테네시주 멤피스 주방위공군기지에서 열린 공공안전회의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월 23일(현지 시간) 테네시주 멤피스 주방위공군기지에서 열린 공공안전회의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Behavior
확신에 찬 불도저의 태도 : 관례를 부수는 신념의 정치


헤그세스의 행동과 태도는 확신에 찬 불도저로 요약된다. 그는 군 내부의 다양성이나 중립성을 나약함으로 규정하며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전쟁부 내에서 매달 복음주의 예배를 주최하고 본인이 속한 소수 교파의 성직자를 설교자로 초빙하는 행위는 전쟁부를 자신의 종교적 신념 전파 거점으로 삼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심지어 군종 장교들의 계급장을 종교적 휘장으로 대체하겠다는 지침은 그가 국가 제도를 종교화하려는 위험한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그는 자신과 의견이 다른 자들을 단순한 정책적 반대자가 아닌 하나님의 적이라 규정하는 독선적인 태도를 보이며, 이란과의 갈등을 지정학적 이익 다툼이 아닌 선과 악의 종교전쟁으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극단적 보수층의 결집을 유도하지만 군의 결속력을 해친다는 거센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3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별장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함께 베네수엘라에서 진행 중인 미군 작전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3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별장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함께 베네수엘라에서 진행 중인 미군 작전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백악관
Communication
성경과 SNS를 무기로 삼은 소통: 아군만을 향한 자극적인 스피커


헤그세스의 소통 스타일은 매우 직관적이고 자극적이며 철저히 아군만을 향해 있다. 그는 브리핑이나 연설에서 성경 구절을 적극적으로 인용하며 전황을 설명하는데 이는 지지자들에게 그가 수행하는 전쟁이 성스러운 의무라는 확증편향을 심어준다.

또한 기존 언론을 정직하지 못한 매체로 규정하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그의 소통은 복잡한 국제 정세나 군사 전략을 선과 악의 단순한 구도로 치환해 대중이 소비하기 쉬운 형태로 전달하는 데 탁월하다.

그러나 이러한 일방적이고 극단적인 소통은 반대급부로 거대한 반발을 불러일으켰으며 교황 레오 14세가 직접 예수를 전쟁 정당화에 이용하지 말라고 저격하는 이례적인 상황을 초래하기도 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이 2025년 3월 25일(현지 시간) 하와이 진주만 합동기지에서 해군 특수전 부대원과 체력훈련을 하는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이 2025년 3월 25일(현지 시간) 하와이 진주만 합동기지에서 해군 특수전 부대원과 체력훈련을 하는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칼로 흥한 자의 딜레마 : 위선과 신념 사이의 줄타기

피트 헤그세스는 콘크리트 지지층을 묶어두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그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는 매우 치명적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최근 불거진 이해충돌 및 내부자 거래 의혹이다. 대규모 군사작전 직전에 방위산업 ETF 투자를 타진했다는 의혹은 그가 구축한 순수한 신념의 십자군 전사 이미지를 단숨에 전쟁을 이용해 사익을 취하려 한 부패한 정치인으로 추락시킬 수 있는 폭탄이다.

신의 이름으로 전쟁을 외치면서 뒤로는 방산 주식으로 이득을 보려 했다는 위선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그 어떤 세련된 슈트와 성경 구절로도 그 실망감을 가릴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지나치게 편향된 종교적 색채는 미군의 다양성을 파괴하고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초래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그가 과연 선동가에서 벗어나 진정한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냉철한 전략가로 거듭날 수 있을지, 아니면 자신이 휘두른 이미지의 칼날에 스스로 무너지게 될지 전 세계가 위태롭게 지켜보고 있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