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안정화 위해선 단기 주택 공급 정책 필요
다주택자 기준부터 설정하고 매도 압박해야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과 올해 1·29 대책을 통해 주택공급 의지를 강조했다. 그런데 이 대책들은 중장기 주택공급 대책이다. 중장기 대책도 필요하지만 착공 목표와 입주 물량은 다르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시장에서는 지금 당장 입주 물량을 어떻게 만들어 낼지가 관심이기 때문이다. 당장 들어갈 집이 없으면 매매 가격도 전세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

한국부동산원이 밝힌 2026년 전국 주택입주 물량 전망치는 19만8583가구, 2027년은 21만6323가구로 예년 평균치보다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의 올해 입주 물량 전망치는 2만7158가구, 2027년엔 이보다 줄어든 1만7197가구에 그친다.

국가데이터처에 의하면 2024년 전국의 결혼 건수는 22만2412건이며 2025년은 8월까지 15만7716건이다. 서울만 놓고 보면 2024년 4만2471건, 2025년 8월까지 3만1942건이다. 이를 근거로 보면 매년 결혼 건수 이상의 주택 입주 물량이 공급돼야 한다. 1~2인 가구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집이 필요하다.

가구는 증가하는데 입주할 주택이 부족하면 전월세 가격부터 오르고 결국 주택가격을 밀어 올린다. 주택가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입주 물량인 이유다. 입주 물량은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으로 이뤄진다.

가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주택수요의 증감과 유동성 자금(대출 규제와 완화, 이자율 등)이다. 수요의 증감과 유동성 자금은 경기 상황과 맞물려 변동성이 크고 심리적 요인까지 작용하는 만큼 지속가능한 정책을 내놓기 쉽지 않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다주택자의 주택 매도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당연히 다주택자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주택을 매도하는 게 맞다. 그러나 시장은 가수요 없이 실수요자만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연일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는 대통령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다주택자의 기준을 먼저 설정하고 매도를 압박하는 게 순서다.

예컨대 시골의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상속 자산의 경우나 퇴직하고 연금으로 살 수 없어 퇴직금으로 소형 주택을 구입하여 월세 놓은 경우, 특히 소형 비아파트(다세대, 연립주택,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를 구입해 임대사업자등록을 한 경우까지 사정은 다양하다.

지금은 대출도 어렵고 서울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실거주 의무가 있어 소형 주택은 매도하려고 해도 매수할 사람이 적을 수 있다. 무주택자, 실수요자가 매수해야만 하고 매수하는 순간 청약통장은 사용이 어려워진다. 청약가점제에서 무주택기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는 다주택자의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정상적인 중대형 주택과 고가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는 주택가격이 오르면 매매차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매도 압박을 가하는 것은 공감한다.

문제는 다주택자 주택 매도 압박이 서민 주거 안정이 아니라 전월세 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시장의 가수요가 바로 전세와 월세 물량의 공급자다. 정부는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주택자의 주택 매도는 소유권의 수평 이동으로, 시장은 수평 이동도 원하고 있지만 양적 증가인 공급도 바라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고유가, 고환율, 고금리 속에서 건설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 등 금융비용 증가 등은 건축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공급량 감소나 기존 주택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의 꾸준한 주택공급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지금은 단기 주택공급 정책이 필요하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