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신간]
데이터 투 하트: 히트 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여명랑 지음│클라우드 나인│2만2000원
오늘의 소비자는 이전과 다르다. 같은 연령, 같은 소득, 같은 가족 형태 안에 있어도 무엇을 원하고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는지는 제각각이다. 한때는 시장을 읽는다는 말이 곧 대중의 공통된 취향을 읽는다는 뜻이었다.

지금은 아니다. 함께 살아도 같은 방식으로 살지 않고 같은 상품을 봐도 전혀 다르게 반응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지금을 ‘대중의 시대’가 아니라 ‘개인의 시대’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이 시대의 마케팅은 더 이상 평균값을 읽는 기술이어서는 안 되며 각기 다른 개인의 마음속에 숨어 있는 미충족 욕구를 데이터로 먼저 포착하는 전략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미충족 욕구를 포착해서 충족시키는 전략을 ‘데이터 투 하트Data To Heart’라고 표현한다. 여기서 데이터는 무엇이 얼마나 팔렸는지를 보여주는 숫자가 아니다. 소비자가 무엇에 반응하고 무엇에 끌리고 무엇을 망설이고 그 마음의 중심에 어떤 욕구와 감정이 자리하고 있는지를 읽어내는 도구다.

‘하트’는 감상적 수사가 아니라 선택을 일으키는 욕구의 중심이며 행동을 일으키는 감정의 핵심이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마케팅이란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의 심장 가까이 다가가 내밀한 욕구를 읽고 그 위에 새로운 시장의 기회를 설계하는 일이다. 결국 마케팅의 성패는 ‘무엇을 잘 팔 것인가”가 아니라 “아직 드러나지 않은 욕구를 누가 먼저 더 정확하게 포착하는가’에 달려 있다.

책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1인 시대다. 1인을 단순한 1명으로 보지 않는다. 다른 누구와도 묶이지 않는 독립된 판단의 단위, 즉 스스로의 욕구와 가치를 기준으로 선택하는 주체로 정의한다. 한집에 살아도 식사는 각자의 시간과 입맛에 맞게 따로 준비하고 수면 공간마저 상황에 맞게 분리하는 요즘 시대 페르소나는 고정된 프로필이 아니라 관심사, 경험, 데이터 발자국이 드러내는 동적 프로필이어야 한다. 한 명의 소비자 안에 여러 욕구가 공존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면 브랜드는 언제든 소비자에게서 버림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단순한 마케팅 기법서가 아니다. 데이터 분석을 잘하면 상품이 잘 팔린다는 식의 낙관도 없다. 오히려 이 책은 훨씬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지금 소비자는 누구인가. 무엇을 원한다고 말하는가. 그리고 실제로 무엇 때문에 움직이는가. 히트 상품은 남들보다 화려한 아이디어에서 나오지 않는다. 평균적 소비자라는 허상을 버리고 개별적이고 복잡한 개인의 미충족 욕구를 데이터와 해석, 직관, 조직의 학습으로 끝까지 따라갈 때 비로소 탄생한다. 이 책은 바로 그 과정을 현장의 사례와 고민 그리고 실패와 검증을 통해 보여주는 실전 기록이다. 저자 소개여명랑 저자는 롯데웰푸드 푸드사업부 대표로, 모든 현상을 데이터로 읽고 모든 해결책을 사람의 마음에서 찾는 마케팅 전략가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마케팅은 오히려 더 인간적인 감각을 요구한다고 믿으며 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숨은 마음을 공략하는 ‘데이터 투 하트Data to Heart’를 비즈니스의 핵심 원칙으로 삼아왔다.

대웅제약과 CJ제일제당을 거쳐 롯데칠성음료, 롯데중앙연구소, 롯데웰푸드에 이르기까지 시장의 최전선에서 전략과 실행의 힘을 입증해왔다. 특히 마케팅 조직에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도입하고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 체계를 구축해 치열한 식음료F&B와 주류 시장에서 8년 연속 히트 상품을 탄생시켰다.

그는 데이터를 나침반 삼아 소비자의 숨은 욕구를 발견하고 새로운 카테고리를 정의하고 시장에 없던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데이터는 단순히 수치가 아니라 인간의 가장 깊은 욕구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강렬하게 충족시키는 정교한 통찰의 도구라고 강조한다. 오늘도 그는 데이터 이면에 숨은 사람의 마음을 깊이 탐구하며 현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설계하고 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