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재 대표는 ‘숫자에 강한 CEO’로 통한다. 금융공학·리스크 관리·상품기획 등 핵심 업무에서 실적으로 존재감을 증명해온 인물이다. 장 대표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금융지주에서 10여 년간 최고리스크책임자(CRO)를 역임했다. 2021년에는 메리츠증권 S&T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겨 주식·채권·파생상품 운용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다.
대표 취임 이후 장 대표가 먼저 손댄 곳은 메리츠증권의 상대적 약점으로 꼽히던 리테일 부문이었다. 2024년 국내외 주식 제로 수수료를 내건 ‘Super365 계좌’를 출시하자 투자자들이 몰렸다. 이벤트 직전 약 1조원에 불과하던 디지털 관리자산은 올해 3월 말 기준 24조원을 넘어서며 24배 가까이 불어났다. 같은 기간 Super365 계좌 고객 수도 2만3000여 명에서 46만 명으로 급증했다. 차세대 온라인 투자플랫폼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초 대표 직속 이노비즈센터를 신설하고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커뮤니티 기반 차세대 온라인 투자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IB부문을 이끄는 김종민 대표는 크레딧 애널리스트 출신의 증권사 CEO라는 이례적인 이력의 소유자다. 대표이사 취임 후 그가 먼저 착수한 것은 IB 포트폴리오의 균형 재편이었다. 그동안 부동산 PF 중심이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일반 기업금융 부문으로 외연을 넓혔다. 지난해 메리츠증권은 기업금융본부·종합금융본부·ECM Solution본부를 잇달아 신설하고 업계에서 검증된 전문가들로 조직을 채웠다.
특히 지난해 3분기 SK이노베이션과의 대규모 자산유동화 거래를 성공적으로 주관하며 성과를 증명했다. 약 3조원 규모의 SK이노베이션 LNG 발전자회사 CPS 투자, 2조원 규모의 SK온 유상증자 PRS 계약으로 총 5조원에 달하는 대형 딜이다. 기업의 부채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를 설계해 외국계 PEF가 독식해온 대규모 자금조달 시장에서 국내 토종 증권사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9000억원 규모 교보생명 지분 담보대출 리파이낸싱, 8000억원 규모 LG화학 수처리 사업부 인수금융, 7500억원 규모 셀트리온홀딩스 전환사채(CB) 발행 주관도 지난해 김 대표가 쌓은 성과들이다.
다음 목표는 발행어음 인가다. 지난해 신청을 마친 메리츠증권은 인가 획득 시 이를 발판 삼아 ‘한국판 골드만삭스’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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