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이 자동차 전장·오디오 전문 기업 하만(HARMAN)을 인수한 지 어느덧 10주년을 맞았다. 2016년 당시 국내 M&A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4000억원을 투입하며 큰 화제를 모았던 이 결정은, 현재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핵심 사업으로 완전히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2일 삼성에 따르면 하만은 지난해 매출 15조8000억원, 영업이익 1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의 인수 직후인 2017년 매출(7조1034억원)과 비교하면 2배 넘게 뛴 규모다.

하만은 디지털 콕핏(차량 내 멀티디스플레이)과 카오디오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삼성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기술력이 하만의 전장 노하우와 결합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에게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로 인정받은 결과다.

삼성은 2016년 11월 하만 인수를 발표하고 이듬해 3월 인수 작업을 완료했다. 인수가는 9조4000억원(약 80억 달러)으로 당시 한국 기업의 외국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중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같은 성과는 이재용 삼성 회장의 과감한 결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당시 이 회장은 '삼성의 넥스트 성장 동력'으로 전장을 점찍고 하만 인수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인수 초기만 해도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질적인 기업 문화와 높은 인수 가액으로 인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하만은 역대 최재 실적을 기록하며 우려가 기우였음을 증명해냈다.

삼성과 하만은 10주년에 안주하지 않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독일 ZF사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사업부 인수를 결정하며 자율주행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했다. 또한 마시모사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대거 인수하며 오디오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한층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전장 기술에 자사의 AI 역량을 이식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선 '지능형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하만의 오디오 분야의 기술적 깊이와 삼성전자의 혁신 역량을 결합해, 전 세계 고객들이 일상의 모든 순간에서 최상의 사운드를 향유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