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8할은 일단 눈에 띄는 것이다. 기능이 많고 성능이 좋고 품질이 남다르다고 반드시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일단 고객의 눈에 띄기 위해 요즘 업계는 AI와 손잡아 제품의 토털 솔루션을 팔고 있다. 요즘 쇼핑업, 어떻게 토털 솔루션을 팔고 있을까. 우리는 어떤 점을 눈여겨봐야 할까.

<쇼핑? 요즘은 A부터 Z까지 토털 솔루션①[테크트렌드]>에 이어 온디바이스 AI 온디바이스 AI도 토털 솔루션의 정점을 보여주는 예다. AI가 디바이스 안으로 아예 들어왔다. 네트워크 연결도 필요 없는 온디바이스 AI가 이제 상용화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클라우드와 커뮤니케이션하는 AI들, 즉 거대언어모델 AI들과 달리 기능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내 디바이스 기기에 한정해서 네트워크 연결 없이 이 안에서 모든 것을 한 번에 제공하고 관리해준다. 온디바이스 AI 토털 솔루션의 장점을 알아보자.

온디바이스 AI는 자신의 디바이스 안에 심어진 정보만을 가지고 검색, 분석, 판단, 동작한다. 스마트폰 안에 내가 등록해둔 주소록, 내가 적어둔 메모, 내가 촬영한 사진, 내가 저장한 동영상, 내가 링크 걸어둔 북마크, 내가 필기해둔 메모, 내가 다운로드 받아둔 레퍼런스 파일, 내 취향으로 설정한 기기 값, 내가 세팅해 둔 메뉴와 UI를 빅데이터 삼아 내 스마트폰 AI가 일을 한다.

장단점은 명확하다. 다룰 수 있는 원천 소스 정보는 제한적이지만 속도는 월등히 빠르다.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된 다른 서버, 환경과 통신하고 원격에서 검색, 분석, 판단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원하는 정보만 지금 즉시 빠르게 내 디바이스에서 뽑아서 빠르게 답을 준다. 개인정보 보호에도 탁월하다. 내 스마트폰 안의 내 정보를 내가 확인하므로 안심해도 된다. 밖으로 나가고 안으로 들어오는 정보는 내 스마트폰 안으로 한정되고 통제된다. 온디바이스 AI는 개발, 구축, 운영, 유지 비용도 꼭 필요한 것만 최소로 든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필요 최소한만 들기 때문이다. 그 말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기존 기능을 바꿀 때도 몸이 가볍다는 뜻이다.

온디바이스 AI의 토털 솔루션은 보통 널리 쓰이는 대상 디바이스가 스마트폰 혹은 자동차처럼 사용자가 매일 쓰는 제품이다. 사용자가 어쩌다 한 번 특별한 날에 특정 목적을 위해 쓰는 제품이 아니다. 한 개인이 개인 취향에 맞게 세팅해 놓고 일상 곳곳에서 늘 사용하는 디바이스에 온디바이스 AI가 들어가서 일을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 말은 온디바이스 AI가 일을 하면 할수록 거꾸로 양질의 유의미한 데이터가 온디바이스 AI에게도 다량으로 수집된다는 뜻이다. 업무, 취미, 건강, 오락, 공부, 운동, 출장, 여행 등 한 개인의 일상에 맞춘 토털 솔루션이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에서 제공된다면 이 빅데이터는 점점 더 진화하여 더 개인 취향을 잘 맞출 수 있는 더 다양한 개인 특화 서비스, 구독 서비스로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 시장성이 있다. A부터 Z까지 토털 솔루션, 다른 업계는A부터 Z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 다른 업계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꼭 AI를 쓰는 업으로 한정하지 않고 다른 업도 좋은 예를 살펴보자. 오프라인 매장 업은 어떨까.

오프라인에서 매장을 열거나 팝업스토어를 만들 때도 마찬가지다. 오프라인에서 매장을 열려면 기획, 시공, 운영 업무가 필요한데 이 과정을 종합적으로 다 해주는 플랫폼도 있다. 제품과 브랜드 입장에서는 매장이나 팝업스토어를 열기 위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이미 세팅된 전문가들이 A부터 Z까지 쭉 연결해서 해결해주니 기획은 여기서 하고 시공은 누가 할지 정하고 운영은 어떻게 할지를 개별적으로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요즘 공간 마케팅 전문 플랫폼들은 역시 AI를 활용하여 제품 타입별 공간 추천, 최적의 입지 추천, 공간 배치 추천, 콘셉트에 맞춘 커스터마이징도 지원한다. 이 플랫폼들은 고정 매장인지, 대규모 팝업 행사인지, 일시적인 소규모 체험형 부스인지에 따라 다양한 옵션도 AI가 제공해준다. 또 이 제품이 타깃으로 삼는 고객의 나이, 취향에 맞추거나 최근 급증하는 MZ세대 브랜드 팝업 수요에 맞춰 행사 홍보, 진행까지 해주는 수준이다.

자 어떤가? 이 정도면 시간과 비용만 절약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과 팝업스토어를 선보이기 위한 퀄리티도 이전 방식보다 잘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 한곳에서 토털 솔루션으로 관리해주면 전체 업무 플로 중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어디와 연관성이 있으며 어디를 우선으로 손봐야 하는지, 어디는 좀 더 여유가 있는 편인지 판단할 수 있기에 전체를 보는 시각이 생기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기능 개발 회사 오토노머스에이투지 (A2Z)는 2025년 12월 포춘코리아 잡지 인터뷰에서 자사 사업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 회사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만 만드는 것도 차만 파는 것도 아니다. 직접 제작한 자율주행 차량에 더해 관제, 제어 플랫폼, 도로, 인프라 모듈, 운영 프로세스까지 한 번에 패키지로 묶음 판매하여 도시 단위의 교통 문제를 통째로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반적으로 다른 자율주행 회사가 하는 것처럼 대량의 자율주행 차를 양산하고 특정 도시, 지역, 나라에 차를 공급하겠다는 구상과는 결이 다르다. 이른바 ‘자율주행 생태계’ 그 자체를 개발하고 팔고 홍보하고 운영하겠다는 뜻이다. 자율주행 생태계 A부터 Z까지를 토털 솔루션으로 개발하고 파는 것이 이 회사의 구상이다. 특정 지역, 한정된 구간에서 가능한 일부 자율주행 기능만으로 진정한 자율주행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이를 풀기 위한 궁극적 해결책으로 생태계 그 자체라는 솔루션을 가져온 것은 주목할 만하다.

중국의 드론 기업 DJI는 ‘완제품 드론’ 시장을 성공 전략으로 삼고 있다. 기존 초기 드론 시장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 각 요소가 분리돼 있어 소비자가 원하는 스펙에 맞는 완제품을 만들기 위해 여러 부품을 조립하고 소프트웨어도 직접 선택하고 관리해야 했다. DJI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하고 완성품 드론을 출시해서 전 세계 드론 시장의 70%를 점유했다. 드론 본체, 조종기, 소프트웨어가 모두 포함된 완제품 형태로 드론을 판 것이다. 고객들은 드론을 사자마자 바로 쓸 수 있었다. 기존에는 드론을 산 뒤 먼저 조립,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말이다.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겠지만 일단 이 토털 솔루션은 소비자의 진입장벽을 낮춘 것은 확실하다.

중국은 도시의 큰 빌딩 앞, 호텔 앞, 기차 역 앞에서도 택시를 바로 잡기 어렵다. 중국은 길에서 택시를 바로 잡기보다 앱으로 부르기 때문이다. 디디추싱이라는 앱이 없으면 택시를 이용하기가 아예 어렵다. 왜일까? 우선 택시기사들이 대부분 앱으로 손님을 받는 것을 선호한다. 기사들이 지금 내 위치, 내 업무시간, 개인 사정을 고려해서 가장 좋은 손님을 선택할 수 있어 편하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이 앱에는 손님의 목적지, 예상 요금, 기사-승객 평점, 운행 이력, 요금 결제가 다 기록된다. 심지어 만약 교통사고가 날 경우 보험 처리도 앱에서 가능하다.

손님 입장에서도 편하다. 앱이 단순히 택시만 잡아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앱에 목적지를 설명하기 위한 자동 번역, 실시간 경로 공유, 사전 요금 명시 등의 기능이 있으니 편리하다. 특히 여행지에서 택시를 타는 경우라면 더욱 안심이 된다. 이 앱은 이 택시의 운행 이력도 빅데이터로 쌓이니 기사도 승객도 서로 믿고 이용할 수 있다. 중국 대중에게 이 앱이 받아들여진 이유다. 한국도 그리고 다른 여러 나라들도 같은 이유로 점점 택시를 앱으로 예약하고 이용하는 것이 대세가 되고 있다.

성공의 8할은 일단 눈에 띄는 것이다. 이런 장점이 있는 토털 솔루션으로 고객의 눈에 일단 띄어보자.

정순인 ‘당신이 잊지 못할 강의’ 저자·IT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