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커스]
중국 스포츠 대기업 안타스포츠가 보유한 브랜드들이다. 최근 독일 스포츠 브랜드 푸마 지분까지 확보하면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패션계의 BYD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안타스포츠의 목표는 확실하다. 업계 1위, 나이키의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다. 2030년까지 세계 최고의 스포츠웨어 기업이 되겠다는 로드맵도 마련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안타스포츠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 전략을 긍정적으로 판단,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 푸마 인수하며 몸집 불리기안타스포츠가 다양한 브랜드를 확보하며 글로벌 스포츠웨어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아르테미스로부터 푸마 지분을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아르테미스는 구찌를 보유한 피노 가문이 소유한 회사다.
안타스포츠는 지난 1월 아르테미스가 가진 푸마 지분 29.06%를 15억유로(약 2조6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푸마 매각설이 제기된 지 약 반년 만의 공식 발표다. 거래는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며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다.
안타는 경영난에 시달리는 푸마가 중국 시장에서 매출을 늘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세계화 전략에 있어 중요한 발걸음이며 글로벌 스포츠 용품 시장에서의 영향력, 인지도 및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안타스포츠가 노리는 것은 세계화다. 슬로건은 ‘single-focus, multi-brand, globalization(특화 분야에 집중, 다중 브랜드, 세계화)’ 전략이다. 스포츠 분야에서 여러 브랜드를 다수 확보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아직은 중국 의존도가 높다. 안타스포츠는 지난해 기준 자체 브랜드뿐 아니라 중국 내 사업권을 보유한 휠라·데상트·코오롱스포츠 등을 포함해 1만3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외 지역 매장은 250개에 불과하다. 안타스포츠는 동남아에서 향후 3년간 1000개 매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동남아에서 성공하면 북미, 유럽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에 1호점이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미국 진출을 공식화한 것도 세계화를 위한 결정이다. 현지 매체들은 “나이키의 최대 경쟁사가 미국에 상륙했다”고 전했다. 안타스포츠는 올해부터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당장 푸마의 적자는 감내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푸마는 전년 대비 8.1% 감소한 72억9600만유로(약 12조6000억원)의 매출과 3억5700만유로(약 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안타스포츠를 이끄는 딩스중 회장은 지난 3월 “우리는 단기 실적을 위해 브랜드를 희생하지 않는다”며 “향후 10년, 20년, 30년간 우리 목표는 진정한 글로벌 영향력을 가지는 것이다. 안타스포츠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안타스포츠는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 규모를 확장시키고 있다. 지난해 4월 독일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잭울프스킨을 2억9000만달러에 인수했다. 2019년에는 아크테릭스, 살로몬, 윌슨 등을 소유한 핀란드 기업 아메르스포츠를 약 46억유로(약 8조원)에 인수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안타스포츠는 아메르스포츠 지분 56%를 확보하며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 안타스포츠, 업계 1위 ‘나이키’ 자리 노린다
안타스포츠는 1991년 중국 푸젠성 진장시에서 설립됐다. 나이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을 운영하던 부모를 둔 딩스중이 21살의 나이에 자신의 회사를 만들었다. 딩스중 역시 설립 초기에는 OEM으로 자금을 확보했다. 안타(Anta)라는 자체 브랜드가 있었지만 매출 비중은 미미했으며 글로벌 브랜드의 주문을 받고 신발을 만들어주며 외형을 확장했다.
안타스포츠가 유명세를 얻은 것은 1990년대 후반 마케팅을 강화하면서다. 딩스중은 1999년 300만위안을 투자해 탁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쿵링후이를 홍보대사로 발탁했다. TV 광고 등을 적극 전개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남자탁구 결승전에서 쿵링후이 선수가 안타 유니폼을 입고 우승하는 장면이 나오자 브랜드 인지도는 급격히 올라갔다.
이후 안타스포츠는 OEM 비중을 줄이고 자체 브랜드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바꿨다. OEM 사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단순 생산에서 벗어나 자체 스포츠 브랜드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게 딩스중의 생각이었다.
2007년 안타스포츠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약 35억홍콩달러(약 6600억원)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중국 스포츠 기업으로는 최고 기록이었다.
안타스포츠는 꾸준히 성장해왔다.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매출 800억위안을 돌파하며 12년 연속 성장을 기록했다. 2025년 매출은 802억1900만위안, 영업이익은 190억9100만위안이다. 영업이익률은 23.8%에 달한다. 493억2800만위안 매출을 올린 2021년과 비교하면 4년 만에 2배 가까이 외형을 확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3.7% 급증했다.
이미 중국 내에서는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제치고 점유율 21.8%를 기록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나이키(463억900만달러), 아디다스(284억1000만유로)에 이어 매출 3위 수준이다. 아디다스와의 매출 격차는 약 30조원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안타스포츠를 ‘패션계의 샤오미’ 또는 ‘패션계의 BYD’라고 칭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안타스포츠의 빠른 사업 속도와 생산 능력 등을 고려할 때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반면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게 그 이유다.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품질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안타 역시 이를 인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핵심 브랜드인 안타를 앞세우지 않고 푸마, 아크테릭스 등과 같은 인지도 높은 글로벌 브랜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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