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하루 18만8000배럴 추가...러시아·사우디는 각각 6만2000배럴
3일(현지 시간) 석유수출기구(OPEC)에 따르면 OPEC과 기타 산유국이 협력하는 OPEC+의 7개 가입국인 사우디, 러시아, 이라크,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알제리, 오만은 공동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 국가는 공동성명을 통해 “원유 시장 안정을 지원하겠다는 공동 약속의 일환으로 6월 총생산 할당량에 하루 18만8000배럴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장 안정화를 위해 신중하게 접근하되 자발적 생산량 조정의 증가와 중단, 철회 등에 대해 완전한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공동 성명에는 국가별 증산량이 명시됐다. 6월부터 사우디와 러시아는 각각 하루 6만2000배럴씩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이어 이라크는 2만6000배럴, 쿠웨이트는 1만6000배럴, 카자흐스탄은 1만배럴, 알제리는 6000배럴, 오만은 5000배럴을 늘릴 수 있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오는 6월 7일 원유 시장과 감산 준수 등을 논의할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이후에는 매달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달 시장 상황과 감산 준수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UAE의 OPEC·OPEC+ 탈퇴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다만 공동성명에 UAE가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다. 지난달 28일 OPEC과 OPEC+에서 5월 1일부로 탈퇴를 밝혔다. 동시에 증산을 예고하며 사우디가 주도하는 ‘오일 카르텔’의 이탈을 선언했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과 OPEC+는 그간 회원국의 할당량을 정해왔다. 할당량을 정함으로써 원유 생산을 제한하며 유가를 조절했다. UAE는 OPEC 자료에 따르면, 12개 회원국 중 산유량이 세 번째로 큰 나라다. 하루 평균 산유량은 약 340만 배럴이었다. UAE의 산유 능력은 이보다 약 100만 배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OPEC이 원유 감산을 결정하더라도 UAE가 생산을 늘리면 그만큼 가격 조정 효과는 반감되게 된다. UAE의 시장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이다. UAE가 이탈하면서 다른 나라들도 잇달아 탈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증산을 허용해 ‘오일 카르텔’의 공고함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이번 증산이 유가 하락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브렌트유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배럴당 100달러가 넘어섰다. 4일 기준 108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로이터 통신에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UAE의 탈퇴 소식은 원유 시장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해 상당한 매도세를 촉발했을 것”이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공급량이 늘어도 갈 곳이 없다. 유가는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로이터통신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이 재개될 때까지 이번 증산분은 상징적 의미에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은행은 28일(현지 시간) 보고서에서 가장 극심한 차질이 5월에 종료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이 올해 말까지 전쟁 전 수준으로 점차 회복된다는 가정을 했을 시 올해 에너지 가격이 24%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고 수준이다.
배현의 인턴기자 baehyeonu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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