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가치연구원, 사회적기업과 관련한 보고서 발간
사회적가치연구원이 글로벌 사회적기업 네트워크인 SEWF (Social Enterprise World Forum, 사회적기업월드포럼)과 공동으로 사회적기업에 관련한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하이브리드 생태계의 설계: 한국의 경험과 교훈이라는 내용으로 발간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사회적경제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시민사회 중심의 활동에서 출발했다. 이후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을 계기로 제도화되며 빠르게 성장했으며 정부는 인증제, 보조금, 공공조달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통해 생태계 기반을 구축했다. 그 결과 한국은 단기간 내 제도적 기반이 촘촘한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형성했다.

최근에는 정책 중심 구조를 넘어 시장과 민간의 참여가 확대되며 정책·시장·시민사회가 함께 작동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을 “완성된 모델이 아닌, 진화 중인 실험적 생태계(Living Laboratory)”로 평가하며, 고도화된 경제 환경에서도 사회적경제가 중요한 경제 구성 요소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국 사회적경제의 대표적 혁신 사례로 SPC(Social Progress Credit, 사회성과인센티브, 이하 SPC)를 제시했다. 2015년 SK그룹과 사회적가치연구원이 도입한 SPC는 사회적 가치를 화폐적으로 측정해 그 결과에 비례하여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금융 메커니즘이다.단순히 보조금을 주는 기존의 지원 방식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전환했다.

또한 보고서는 SPC 모델의 가장 큰 성과로 ‘임팩트 루프(Impact Loop)’의 실증을 꼽았다. 이는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객관적인 성과가 현금 인센티브라는 실질적인 재무적 보상으로 이어지고, 기업은 이를 다시 사업에 재투자함으로써 더 큰 사회적 임팩트를 생산해낸다. 자원순환 시스템을 혁신한 수퍼빈,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가능케 한 컴윈, 소외계층에게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닥토닥 협동조합 등이 소개됐다.

보고서는 사회적경제의 세계적 성지인 캐나다 퀘벡 및 영국 스코틀랜드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한국 모델의 특징을 분석했다. 100년 전통의 퀘벡(협동조합중심)이나 지역 자산 기반의 스코틀랜드와 비교했을 때 한국은 ▲정부의 강력한 주도력 ▲대기업의 전략적 파트너십(Co-construction) ▲정교한 성과 측정 역량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음이 입증됐다. 특히 기업이 단순 후원을 넘어 생태계 설계에 참여하는 구조와 SPC와 같은 성과기반 금융 모델은 국제적으로도 주목받는 요소로 평가됐다.

100년 전통의 민간 협동조합 중심인 퀘벡이나 지역 자산 기반의 생태계를 구축한 스코틀랜드와 달리, 한국은 단기간 내 법제화와 정책 설계를 통해 생태계를 비약적으로 확장시켰다.또 대기업이 단순 기부를 넘어 생태계의 공동 설계자로서 참여하고, 민간 자본과 기술을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 투입하는 모델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독보적인 사례로 꼽혔다.

오는 10월 11일에는 서울에서 SEWF가 주관하고 사회적가치연구원이 협력하는 ‘제1회 SEWF 에코시스템 리더십 익스체인지’가 개최된다. 이 행사에는 전 세계 글로벌 정책 담당자, 사회적 금융 전문가, 생태계 리더들이 참여해 한국의 사회적경제 현장을 방문하고 각국의 정책에 적용할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는 “이번 공동 보고서는 한국 사회적경제가 국제적으로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연구원은 SPC를 포함한 한국의 다양한 사회연대경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협력과 확산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