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순위 청약 받은 '아크로 드 서초'에 청약 만점자 나와
부정청약 적발 시, 계약 취소에 3년 이하 징역·3000만원 이하 벌금 처분 가능해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작년 7월 이후 분양이 이뤄진 서울 등 전국 인기 단지 43곳을 대상으로 부정청약 여부를 집중 조사한다. 주요 조사 대상은 위장전입과 위장결혼·이혼, 통장 매매, 문서 위조 등 청약 자격을 조작한 사례다.
쉽지 않은 '청약 만점' 조건
정부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청약가점 만점자’다. 최근 서울 강남권 주요 단지에서 만점 또는 만점에 가까운 청약통장 당첨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 드 서초’ 전용면적 59㎡에서는 청약가점 84점 만점 당첨자가 나왔다. 이달 청약을 진행한 잠원동 ‘오티에르 반포’에서도 79점 고가점 통장 당첨 사례가 등장했다.
청약통장을 오래 유지하면 당첨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청약제도는 더 복잡하다. 청약은 크게 가점제와 추첨제로 나뉜다. 이 중 정부가 들여다보는 것은 ‘가점제’다.
현행 청약가점제는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기간, 부양가족 수를 합산해 점수를 매긴다. 만점은 84점이다. 무주택 기간 최대 32점, 가입기간 최대 17점, 부양가족 수 최대 35점으로 구성된다.
청약통장을 오래 유지했다고 해서 만점이 되는 것은 아닌 셈이다. 가입기간이 15년 이상이어도 부양가족 수가 적거나 무주택 기간이 짧으면 점수는 높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만점 수준 점수를 받으려면 배우자와 자녀는 물론 부모까지 한집에 함께 거주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시장에서 “7명 이상 가족이 함께 살아야 사실상 만점이 가능하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끊이지 않는 '위장전입' 의혹
문제는 이 과정에서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주소지만 옮기는 위장전입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서울 인기 단지의 경우 당첨만 되면 수억원에서 많게는 20억원 안팎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면서 부정청약 유혹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과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전·월세 계약 내역 등을 활용해 실거주 여부를 검증할 계획이다. 주민등록상 주소는 같지만 병원 이용 지역이나 직장 소재지가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 실제 동거 여부를 의심하는 방식이다.
실제 정부는 과거 세종시 청약 과정에서 시부모 주소지만 옮겨 부양가족으로 등록한 사례를 적발했다.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을 분석한 결과 시부모가 실제로는 다른 지역에서 병원과 약국을 이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정부는 앞으로 부양가족 인정 기준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는 30세 이상 성인 자녀가 1년 이상 같은 주민등록표에 등재돼 있으면 부양가족으로 인정한다. 앞으로는 최소 3년 이상 함께 거주해야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다만 모든 청약이 가점 경쟁으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추첨제로 공급하며 생애최초·신혼부부 특별공급 등 별도 제도도 운영한다. 하지만 서울 강남권 등 이른바 ‘로또 청약’ 단지를 중심으로는 가점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말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부정청약으로 확인될 경우 계약 취소와 계약금 몰수는 물론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박정원 인턴 기자 jason2014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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