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신성환 금통위원, 물가 잡는 데 무게중심 둬야
11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인하를 논하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이 상충하더라도 당연히 지금은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무게중심을 두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4년 동안 총 30차례 이뤄진 통화정책 방향 결정 금통위에서 7번의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지난해에는 1월, 4월, 8월, 10월, 11월 금통위에서 홀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그는 금리 정책 결정의 우선순위에 관한 질문에 “항상 인플레이션이 최우선”이라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로 한 2%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면 성장과 물가가 상충하는 상황이더라도 당연히 물가에 무게를 두는 게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현시점에 대해 “그동안은 물가 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생각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지금은 물가 우려가 있는 상황이고, 지금 의사 결정을 하라고 한다면 예전에 비해 물가 걱정을 훨씬 더 많이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유가를 물가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보아 “당초 올해 말엔 유가가 배럴 당 70달러까지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봤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90달러는 될 것 같다”고 말하며 2차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평균 국제유가가 배럴당 96달러를 유지한다면 한국 경제성장률 추정치(1.9%)가 0.9%p 깎일 수 있다고 봤다.
앞서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우리 경제는 10% 정도, 고용 측면에서는 그보다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등) 부문이 전체 헤드라인 넘버(대표 지표)를 결정하고 있다”며 “나머지 70~80%는 금리를 올리면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며 ‘K자형’ 경제를 지적했다.
반도체의 호조에 대해 “반도체는 자본 집약적인 사업으로 고용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 반도체 분야가 많은 이익을 내더라도 그로 인한 (소비 측면에서) 물가 충격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반도체 호조의 낙수효과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가계의 높은 저축률을 우리 경제의 개선 사항으로 꼽았다. 저축률이 높으면 민간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 현재 한국은 반도체 호조 등 성장률이 높은 상황이지만, 그에 비해 민간 소비 증가율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일평생 집과 연금을 위해 허덕이며 살고 집이라는 큰 재산을 남겨놓고 떠나고 마는 라이프 사이클을 바꿀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 수준에 대해서는 “원화가 저평가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한미 금리 역전이지만 이를 고려해도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 수요의 급격한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신 금통위원은 2022년 7월 취임 이후 4년간의 임무를 마치고 12일 퇴임한다. 임기 기간 내 후회되는 결정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아쉬운 점이라면 지난해 8월 정도에 금리를 내릴 수 있었을 때 좀 더 강하게 금리 인하를 주장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다만 금통위는 위원회 조직으로, 특성상 인상 결정을 내릴 부분에 대해서는 100%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다음 금통위는 오늘 28일 열릴 예정이다. 신 금통위원의 후임자가 다음 금통위에 참석할 전망으로, 학계나 시장 전문가가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이번 금통위원 추천 기관이 은행연합회이기 때문이다.
배현의 인턴기자 baehyeonu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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