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17% 돌파한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는 올 1분기 타이어 부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증가한 2조565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4375억원으로 전년보다 31.1%나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7.1%에 달했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중심의 신차용(OE) 타이어 공급을 확대했고 유럽·한국·중국 지역에서 교체용(RE) 타이어 판매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1분기 메르세데스-벤츠, BMW, 포드에 내연기관·전기차 OE 타이어를 추가 공급했다. 현재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를 비롯해 50여 개 브랜드, 300여 개 차종이 한국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특히 세단보다 차체가 큰 SUV에 주로 쓰는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와 전기차용 타이어 판매 확대가 실적을 견인했다. 한국타이어의 1분기 승용차·경트럭용 OE 매출 가운데 18인치 이상 고인치 제품 비중은 49.1%로 절반에 육박했다. 무거운 배터리를 싣고 달리는 전기차는 타이어가 견뎌야 하는 하중이 내연기관차 타이어보다 크다. 전기차는 또 엔진 소음이 없는 만큼 차가 달릴 때 노면과 부딪히는 소리를 줄여주는 소음 방지 기술도 중요하다. 전기차 타이어가 일반 타이어보다 가격이 20~30% 비싼 이유다. 한국타이어의 1분기 OE 매출 중 전기차 비중은 30%(29.6%)에 가깝다. 이 비중은 2024년(22%), 2025년(27%) 등 매년 오르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을 중심으로 16인치부터 22인치까지 약 300개 규격의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공장과 유럽 헝가리공장 증설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 역량을 확대하는 한편 OE 고인치 비중 51%, 전기차 타이어 비중 33%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한국타이어의 성장을 이끌어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도 임박했다. 대법원은 지난 5월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조 회장은 핵심 혐의였던 130억원대 계열사 부당 지원 의혹은 무죄를 받았지만 법인카드 유용 등 20억원 규모의 개인 비리에 대해 유죄가 확정됐다.
공장 화재에도 선전한 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는 핵심 거점인 광주공장 화재에 따른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올 1분기 매출은 1조16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했지만 2023년 4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분기 매출 1조원 돌파 기록을 이어갔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작년 5월 17일 2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이전 광주공장의 최대 생산량은 연 1200만 본, 하루 3만 본 수준이었다. 광주공장은 작년 11월부터 화재 피해를 입지 않은 1공장을 중심으로 하루 1만 본, 연간 530만 본 타이어 생산을 목표로 재가동에 들어갔다. 이후 9개월 만인 지난 2월 26일 하루 1만565본을 생산하며 목표(1만 본)를 달성했다.
금호타이어는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0.3% 늘어난 147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타이어와 마찬가지로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비중이 45.1%에 달했고 글로벌 OE 매출 기준 전기차 타이어 비중도 20%(20.6%)를 넘어섰다. 작년 고인치(43.2%)·전기차(20.4%) 타이어 비율보다 확대됐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실적 가이던스로 매출 5조1000억원 달성과 고인치 비중 47%, 전기차 비중 30% 확보를 제시했다.
막내뻘인 넥센타이어도 올 1분기 매출 8383억원, 영업이익 54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33.1% 늘었다.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비중이 40%를 돌파한 덕분이다. 넥센타이어는 체코 공장 2단계 증설 이후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지면서 물류비 절감과 함께 유럽 완성차 OE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원자재값·해상운임 급등 ‘악재’
하지만 타이어 3사의 2분기 실적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전쟁발 유가 급등으로 원유를 추출해 얻는 합성고무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 데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파로 해상운임 역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타이어 핵심 원재료인 부타디엔 가격은 전쟁 이전보다 30% 넘게 뛰었다. 부타디엔은 타이어에 쓰이는 합성고무 스티렌부타디엔고무(SBR) 제조 원가의 75%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승용차용 타이어 1개에 합성고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5%에 달한다. 또 다른 주요 원자재인 카본블랙과 천연고무 가격도 20~30% 올랐다. 폭등하는 해상운임도 원가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지난 5월 8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954.21로 미국·이란 전쟁 직전인 2월 27일(1333.11)과 비교해 46.6% 급등했다. 부피가 큰 타이어는 해상 운임 상승에 민감한 편이다. 타이어 3사는 원자재값 인상분만큼 타이어 가격을 올릴 경우 수요가 위축될 수 있고,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수익성이 나빠지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U가 예고한 중국산 타이어 반덤핑 관세 부과 움직임도 타이어 업계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6월 확정될 관세율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의 중국 공장 생산분에는 약 29.9%, 한국타이어 물량에는 3.4%의 관세가 매겨졌다. 국내 타이어 3사의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유럽 시장이 차지한 비중이 40% 안팎임을 감안하면 이 관세율이 확정될 경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넥센타이어는 체코 공장을 중심으로 유럽 현지 생산 물량을 확대해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2028년 폴란드 공장 완공을 앞둔 금호타이어는 한국과 베트남 공장에서 유럽으로 조달하는 물량을 확대해 중국산 비중을 줄여나가는 방안이 거론된다. 타이어 3사의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이전인 지난 2월 26일 7만5900원을 찍었던 한국타이어 주가는 5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전쟁 전보다 주가가 30%가량 하락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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