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의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의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7조 8000억 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권을 둘러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갈등이 법정 공방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HD현대중공업이 경쟁사에 기본설계 자료를 제공하지 말라며 낸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자 즉각 항고하며 배수진을 쳤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 기각 결정에 대한 항고장을 제출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8일 “KDDX 기본설계 산출물의 소유권은 국가에 있고, 이를 후속 사업 입찰 업체에 제공하는 것이 영업비밀 침해로 보기 어렵다”며 HD현대중공업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자사가 수행한 기본설계 보고서에 독자적인 기술 노하우와 상세 가격 정보 등 핵심 영업비밀이 포함됐다는 입장이다.

회사측은 “중요 기밀이 경쟁사로 넘어가 국가 사업의 공정성이 훼손된 사안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다시 구하고자 한다”고 항고 배경을 밝혔다.

이번 항고는 오는 28일로 예정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입찰 마감을 앞두고 나온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은 전략 수립 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1차 입찰에 불참한 상태다. 법적 다툼을 지속하며 사업 추진 방식의 부당성을 알리는 동시에, 보안 감점 등 불리한 입찰 여건을 반전시키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방위사업청은 법적 분쟁과 별개로 사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방사청은 오는 28일 입찰 등록을 마감하고 다음 달 초 현장 실사와 제안서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재공고 시에도 HD현대중공업이 불참할 경우 단독 입찰한 한화오션과 수의계약을 맺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법원이 기존 판단을 뒤집을 가능성은 작다고 보면서도, 항고심 결과에 따라 사업 일정에 추가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KDDX는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으로, 선체부터 체계 통합까지 전 과정을 국산화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당초 2024년 착수 예정이었으나 업체 간 소송과 갈등으로 사업이 공전해 왔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