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에 지친 Z세대... 극장에서 찾은 '디지털 디톡스'
Z세대 87% 극장 찾았다... 글로벌 박스오피스 회복 기대감

넷플릭스 있는데… Z세대가 굳이 극장 가는 이유
미국 Z세대(1997~2012년 출생)가 영화관 수요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올해 글로벌 박스오피스 수익이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5일(현지 시각) 가디언은 ‘Z세대가 영화관을 좋아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젊은 관객들이 영화관 산업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영화 예매 플랫폼 판당고가 성인 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87%는 지난 1년 동안 최소 한 편 이상의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했다고 답했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82%)보다 높은 수치다. 이어 X세대(70%), 베이비붐 세대(58%)로 집계됐다.

또 Z세대는 연평균 약 7회 영화관을 찾는다고 답해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가장 높은 관람 빈도를 기록했다.

가디언은 영화관이 Z세대에게 새로운 ‘제3의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와 소셜미디어(SNS)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지만, 오히려 알고리즘 중심 디지털 환경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영화·TV 팟캐스트 진행자인 베니딕트와 한나 타운젠드는 “인터넷이 점점 피로한 공간으로 변하면서, Z세대는 스크린 밖 현실 경험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관이 집과 직장을 벗어난 사회적 공간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영화 틱톡 크리에이터 플로렌스 로즈(22)는 가디언에 “영화관은 친구들과 영화 경험을 함께 공유하는 공간이 됐다”며 “몇 시간 동안 휴대폰을 꺼두고 세상과 단절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말했다.

엠마 발포어(19) 역시 "영화관은 방해받지 않는 공간"이라며 "집에서는 영화를 보면서 휴대폰을 계속 보게 되지만, 영화관에서는 사회적 시선이 더 크다. 완전히 어두운 환경 덕분에 영화에 몰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NS 문화 또한 영화관 인기 배경으로 꼽힌다. 영화관 관람 경험 자체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자 자기 표현 수단처럼 소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사는 알렉스 맥알리어(22)는 가디언에 “최근 흥행작들은 SNS 중심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영화 취향을 통해 자신을 예술적이고 감각적인 사람처럼 브랜딩하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화 제작사들도 SNS 확산을 겨냥한 바이럴 영상과 대규모 홍보 투어를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아 ‘극장에서 보지 않으면 놓치는 경험’이라는 인식을 만들어낸다는 설명이다.

한편 유통·전시 산업 컨설팅 업체 고워 스트리트 애널리틱스는 올해 전 세계 박스오피스 수익이 약 347억달러(약 51조 90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3%, 2024년보다 약 16% 증가한 수준으로,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규모다.

다만 팬데믹 이전인 2017~2019년 평균보다는 약 13% 낮은 수준이다.

고워 스트리트 애널리틱스의 극장 개봉 분석 담당 이사 롭 미첼은 “2026년에는 어벤져스, 스파이더맨, 스크림 등 대형 시리즈 신작이 대거 개봉할 예정”이라며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이 많아지면서 관객 선택 폭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